스리랑카, 연료 구매한도 설정…오토바이 4리터 제한

일시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스리랑카가 연료 구매 제한을 시작했다.

15일(현지시각) AFP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국영 실론석유공사는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주유소에서 한 번에 4리터까지만 연료를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이날 오후 1시부터 시행했다.

삼륜차는 5리터, 승용차·밴·SUV는 19.5리터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에는 제한하지 않았다.

특히 주유소에서 차량에 넣을 때만 연료를 구매할 수 있고 기름통과 캔 등에 넣는 방식은 금지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일시 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지금까지 8명이 주유소 앞에 줄 서 있다가 심장마비, 탈진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공사 측은 "주유소마다 기름을 사려는 시민들이 긴 줄을 이뤄 장시간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일단 며칠만 적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올해 2월 석탄과 석유 등 연료를 수입할 외환이 바닥나면서 연료 부족, 전력난을 겪고 있다.

지난 12일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대외 부채에 일시적인 채무불이행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중앙은행의 P. 난달랄 위라싱헤 총재는 "채무를 상환하기 어렵고 불가능한 시점에 이르게 됐다"며 "최선의 대응은 채무 재조정을 시행해 심각한 채무불이행 상태를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 보유액은 3월 말 기준 19억3000만달러(약 2조3800억원)에 불과한 가운데 7월 만기 국외채권 10억 달러(약 1조2300억원), 올해 만기 40억 달러(약 5조원)가 있는 상황이다.

위라싱헤 총재는 "지금 조치는 채권단, IMF와 합의하기 전까지 임시방편이 될 것"이라며 "제한된 외화 보유고를 연료와 같은 필수 품목을 수입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최대 40억 달러를 목표로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본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도에 추가로 5억 달러 신용한도 확대를, 중국으로부터는 연료 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접촉 중이다.

JP모건 경제분석가들은 스리랑카의 올해 총부채 상환액이 70억 달러(8조60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경상수지적자가 30억 달러(3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