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페북에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 필요" 등 입장 올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퇴장할 것"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 찾을 것"
김영춘 이어 최재성도 은퇴... 586 퇴진 본격화
최재성,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 86그룹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해 4월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각각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최 전 정무수석까지 정치권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과도 같았던 '586 정치인들'의 퇴장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전 정무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들과 함께 퇴장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년 동안 정치를 해왔다"며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에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고,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페이스북 캡처.
이어 최 전 정무수석은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 출마를 하던 20년 전의 마음을 돌이켜봤다"며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정무수석은 "지금까지 무겁게 걸머지고 온 소명을 이제 내려놓겠다"며 "정치인은 단언을 꺼려한다. 마지막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정치를 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언컨데 저는 이제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최 전 정무수석의 정계 은퇴 선언에 다른 586세대 정치인들의 응원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정치를) 시작한 시기와 과정은 달랐지만 매번 그를 응원했던 것 같다"며 "(최 전 정무수석은) 깊고 크게 보는 뜨거움을 지닌 후배이자 늘 경청해야 할 의견을 가진 리더였다"고 치켜세웠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사진=연합뉴스>
한편, 최 전 정무수석은 "그동안 함께해 온 많은 분들이 있다. 너무 많은 빚을 졌다"며 "잊지 않고 두고두고 갚겠다"고 적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앞날을 시나리오로 쓸 수 있을 것 같고 이재명 (전) 후보의 앞길을 지도로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어려움도 눈 앞에 펼쳐진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굳이 은퇴라는 말을 쓰지 않은 까닭은 이 비상한 시국에 혼자 부려두고 가는 짐이 너무 죄송스러워서"라며 "정치는 그만두지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작은 일이라도 있으면 찾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6월 13일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송파을에서 당선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 페이스북>
최 전 수석은 오는 6월 재보선을 앞두고 경기도지사 후보군 중 하나로도 거론됐으나 전격 은퇴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달 같은 86그룹의 일원인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서울시장 차출론이 당내에서 나오자 "차출이 아니라 사실상 자출(스스로 출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86그룹 정치인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은 김 전 해수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1일 "정치인의 생활을 청산하고 국민 속으로 돌아가려 한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최 전 수석의 은퇴에 따라 대선 패배를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주류를 형성했던 86그룹의 퇴조 흐름에 가속이 붙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