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너드, “더 빠른 대차대조표 축소와 빅스텝(0.5%p) 금리인상 가능성”...비둘기파 인사의 매파적 발언
도이체 방크, “통화 긴축 여파로 美 내년 경기 침체 우려”
3대 주요증시 일제히 하락...다우 지수 0.80%↓, S&P 500 1.26%↓, 나스닥 2.26%↓
◆…미국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에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 <사진 로이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방송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이사는 5일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완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장 5월 3~4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부터 약 9조 달러에 이르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월가에서 전망하는 금리 인상폭(0.5%p)에 대해서도 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지난 2017년부터 2년간 진행된 대차대조표 축소 때와 비교해 현재 시장 회복 주기가 더 강하고 빠른 것을 감안하면 이번 긴축 정책의 월 상한선은 훨씬 더 커지고 속도도 가파르게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완화를 위해 미 국채와 주택유동화증권(MBS)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채권 매입은 지난해 중단됐으나 보유 채권 매각 시기를 놓고 연준은 고심하고 있다.
당시 연준은 만기가 도래한 채권 가운데 월 500억달러 규모를 재투자하지 않고 시장에 방출했는데, 이번 양적 긴축에서는 그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연준에서 가장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성향 인사로 알려진 브레이너드 이사는 연내 통상적인 수준인 0.25%p 범위에서 7회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 동료 위원들과 대체로 뜻을 같이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더 강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재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고 상방 리스크에 노출된 상태"라며 "인플레이션·예상 인플레이션 지표가 악화할 경우 FOMC는 더 강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브레이너드 이사는 장단기 미 국채 수익률곡선 역전 등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다른 지표들도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했다.
CNBC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미 경제가 인플레이션 확산과 이에 대항한 금리인상 등 통화긴축 여파로 내년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도이체방크의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폴커츠-란다우와 피터 후퍼는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요 은행 가운데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한 것은 도이체방크가 처음이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연준이 향후 3차례 FOMC 회의에서 각각 50bp(1bp=0.01%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내년 중반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3.5%를 넘을 것"이며 "현재 8조9천억 달러에 육박한 연준 대차대조표는 연말까지 2조 달러가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브레이너드 발언으로 이날 미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2011년 이후 11년 만에 5%를 돌파했고, 뉴욕 3대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80.70포인트(0.80%) 내려간 34,641.1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7.52포인트(1.26%) 떨어진 4,525.1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8.39포인트(2.26%) 하락한 14,204.1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