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전쟁범죄가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든다"

젤렌스키, "부차 사태는 전쟁범죄이며 국제사회는 집단학살로 인식할 것"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악행은 러시아군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 특별 사법기구 승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잔학행위로 평화협상이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수도 키이우의 부차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우크라 국영방송이 현장에 동행해 취재했으며 젤렌스키는 방탄복을 입고 군인들에게 둘러싸인 채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여기서 러시아군이 한 짓을 보면 말을 잇기가 매우 어렵다. 이것은 전쟁 범죄이며 전 세계가 집단 학살로 인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가 협상 과정을 오래 끌수록 이 상황, 이 전쟁은 더욱 악화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우크라 당국 관계자들은 언론에 손이 뒤로 묶인 남성 민간인 5명의 시신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인 안톤 헤라셴코는 "이들이 머리와 가슴에 총상을 입은 채 살해됐다"며 "사망하기 전 러시아군에 의해 고문도 당했다"고 말했다. 헤라셴코는 "이제 우리는 이것을 조사하고 언론을 통해 국제사회에 고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지난 2일 부차에서 민간인 학살과 관련,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전문가들이 식별한 결과 이는 우크라 측의 가짜 영상과 사진 조작으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특별 사법기구 창설을 승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만행은 이번 러시아군이 마지막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 범죄를 저지르거나 이에 가담한 이들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