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키이우 공격 대폭 줄일 것”...美, “러군 철수 아닌 재배치...지켜봐야”

러-우크라 5차 평화 협상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지의 군사 활동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의 이같은 발표가 철수가 아닌 군사 재배치라며 아직 위협이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대표단은 29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약 4시간 동안 5차 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우크라이나는 자국에 대한 안보가 보장된다면 러시아가 요구해온 중립국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제안했고, 러시아 측은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협상 직후 러시아측 대표로 나선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 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중립성과 비핵화, 안전 보장을 놓고 협상이 실시되고 있다"며 "상호 신뢰를 높이고 추후 협상을 위한 필요 조건을 만들기 위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방향의 군사활동을 줄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키이우를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 공격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러시아측 발표에 대해 미국은 그 진의를 놓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2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누구도 러시아의 발표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방침이 군사 철수가 아닌 재배치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의 공격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으며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들이 제안한 내용을 이행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과 통화를 했다면서 러시아가 실제 공격을 멈출 때까지 서방은 강력한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