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러 전투력, 침공 초기보다 90% 이하로 떨어졌다”

"러 전쟁범죄 명백한 증거 발견, 문서화 작업 중"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15만 러시아군의 전투력이 한 달 새 90% 이하까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익명의 한 고위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군이 여러 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물자 보급선 문제에다 추위로 동상까지 걸려 후퇴하기도 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고위당국자는 또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등 대도시 점령에 실패하자 도시에 대한 장거리 포격과 로켓 공격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4시간 사이에 아조프해의 러시아 군함이 처음으로 마리우폴을 포격했다면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은 전쟁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 쯤부터 러시아군이 병원과 대피소 등 주요 인프라를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고 지상에서도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질렀다는 명백한 증거를 확인했다"며 현재 문서화 중인 해당 증거들은 전범 심판을 위해 앞으로 여러 사건 조사에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2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그는 "러시아는 침략자이고, 우리는 그들이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보고 있다"며 "민간인에까지 미치는 러시아의 불법 침략이 결코 허용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NYT는 지난 16일 미 정보 당국자를 인용,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 사망자가 약 7000명, 부상자는 1만4000~2만1000명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1만 6153명이 부상으로 전투 불능 상태가 되면 병력의 10%가 손실된 것이라며, 이 경우 단일 부대가 임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고 군대의 사기와 단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러시아의 생화학 무기 사용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날 바이든 미 대통령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최고경영자(CEO) 미팅 연설에서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법으로 금지된 생화학 무기를 사용한 뒤 우크라 소행으로 돌리는 ‘가짜 깃발 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