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치열한 시가전...마리우폴 함락 위기

마리우폴, 크림 반도와 도네츠크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함락되면 우크라 동남부 완전 장악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함락 위기에 처했다. 19일(현지시간)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도시 중심부까지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격렬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내부로 깊숙이 진격하면서 주요 철강 공장이 폐쇄되고 우크라이나군이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의 보좌관인 바딤 데니센코는 이날 마리우폴 아조우스탈(Azovstal) 제철소를 차지하기 위해 격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그는 TV에 출연해 이 과정에서 유럽에서 가장 큰 야금 공장 중 하나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도심에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 군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적군의 규모는 우리보다 크다. 모든 탱크와 모든 무기가 발사되고 있고 마리우폴 곳곳에 전쟁의 흔적이 없는 곳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 육군 소령의 말을 인용, 마리우폴은 개전 이후 러군의 끊임없는 공격을 받고 있으며 거리에 시신들이 방치되고 주민들은 식량과 식수를 배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 남부에서 점진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으며, 민간인을 향한 포격도 잔인하고 야만적인 방법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정부가 러시아 포위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마리우폴 방어를 도울 가장 가까운 지원군이 러시아군에 막혀 100km 떨어져 있으며 넓은 벌판으로 이어진 지리적 특성은 러시아 공격을 피하기에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또한 마리우폴은 러시아 국경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 크림반도의 군사 기지에서 대규모 군병력을 충전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마리우폴을 도울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개전 이후 러시아의 집중 포격을 받아 온 이곳은 크림 반도와 도네츠크를 잇는 아조프 해안의 중요한 요충지로 러시아군이 초기부터 노렸던 지역이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도시인 마리우폴을 신속하게 점령해 동부 지역의 우크라군을 포위하고, 나머지 부대가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는 것으로 군사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우크라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마리우폴은 쉽게 함락되지 않았고 러군과 우크라군의 교전은 4주째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