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 '요기 베라(Yogi Berra)'의 명언처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권도전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10일 0시 32분 당선인의 역전극이 시작됐다. 윤석열 대선후보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되는 순간이었다. 지지자들은 하루 내내 가슴을 졸였지만, 당선인은 늘 좌절과 반전이 가득한 역전에 역전이 이어지는 인생을 살아왔다.
당선인은 1994년 35세의 나이로 대구지방검찰청에 첫 발령을 받았다. 이 늦깎이 초임검사가 대한민국 검찰에 파란을 일으키고 전·현직 대통령 3명과 관련된 수사를 하고 보수 정당의 대선후보가 될 줄은 그때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1999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 소속 검사였던 그는 당시 김대중 정부의 경찰 실세였던 박희원 경찰청 정보국장(치안감)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한다. 대가는 썼다. 인사 때마다 돌려지던 그는 2002년 결국 검사직을 던지고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변신했다. 그러나 뼛속까지 검사였을까. 의뢰인들에게 "그런 일 하면 안 되잖아요!"라고 호통치곤 해 동료 변호사들의 당혹감을 자아내곤 했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승리와 거의 동시에 당선인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지명했다. 무려 5기수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사였다. 당선인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은 다스(DAS) 의혹, 사법농단 의혹 수사로 각각 이명박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 했다.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에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 댓글 사건,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 정·관계 로비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수사를 이어 나갔다.
당선인은 추 전 장관과 수사지휘권 갈등, 직무배제와 정직 처분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임기를 4개월 앞두고 검찰총장 사퇴를 결심했다. 당선인은 2021년 3월 4일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정치신인' 윤석열이 지난해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해 11월 5일 대선후보로 최종 선정되기까지 '산 넘어 산'이었다. 전례 없이 경선 토론을 16차례나 치르며 받았던 당내 후보들의 집중 공세가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리스크'로 확산돼 곤욕을 치러야 했다. 정치인답지 않은 화법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최종 대선후보가 돼서도 순탄하지 않았다. 무려 당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두 차례 잠적하는 '가출사건'이 발생했다.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으로 지목한 장제원·권성동·윤한홍 의원 등은 선대위를 떠나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합류 전부터 시작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의 불협화음은 연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어렵사리 구성된 선대위는 1월 5일 해산됐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네거티브 파상공세도 거셌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 '요기 베라(Yogi Berra)'의 명언처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권도전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10일 0시 32분 당선인의 역전극이 시작됐다. 윤석열 대선후보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되는 순간이었다. 지지자들은 하루 내내 가슴을 졸였지만, 당선인은 늘 좌절과 반전이 가득한 역전에 역전이 이어지는 인생을 살아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초등학생 시절. [사진=윤석열 캠프][사진=국민의힘 선대본부]
당선인의 끈기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유명했다고 한다. 당선인이 속한 팀이 시합에서 크게 뒤처졌을 때였다. 다들 포기하고 무성의하게 경기를 뛰었다. 결국 참패할 상황이 됐다. 그는 "야 인마, 질 때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다가 져야지, 이게 뭐냐?"라고 불같이 화를 냈다. 동기들은 그가 화를 낼 줄 안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다고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학생 시절. [사진=국민의힘 선대본부]
당선인이 8전 9기의 도전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엄청난 '오지랖', 그리고 고시공부와는 거리가 먼 '학자풍' 공부법 때문이었다. 8수생 시절엔 부재중인 친구의 아내를 대신해 친구 자녀들 밥을 챙겨주고 놀아주고 친구를 출근시키는가 하면, 9수생 시절에는 2차 시험을 불과 사흘 앞두고 대구까지 내려가 동기 결혼식에서 함진아비를 했다.
당선인은 1994년 35세의 나이로 대구지방검찰청에 첫 발령을 받았다. 이 늦깎이 초임검사가 대한민국 검찰에 파란을 일으키고 전·현직 대통령 3명과 관련된 수사를 하고 보수 정당의 대선후보가 될 줄은 그때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1999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 소속 검사였던 그는 당시 김대중 정부의 경찰 실세였던 박희원 경찰청 정보국장(치안감)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한다. 대가는 썼다. 인사 때마다 돌려지던 그는 2002년 결국 검사직을 던지고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변신했다. 그러나 뼛속까지 검사였을까. 의뢰인들에게 "그런 일 하면 안 되잖아요!"라고 호통치곤 해 동료 변호사들의 당혹감을 자아내곤 했다.
◆…2002년 대선을 전후해 기업 등으로부터 11억4천만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 씨가 2013년 12월 14일 밤 대검 청사에서 구속되기 직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선인은 결국 노무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3년 광주지방검찰청에 검사로 돌아오게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맡아 1등 선거공신인 이상수 전 민주당 사무총장부터 '좌(左)희정 우(右)광재'라 불리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까지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을 모두 구속기소 했다.
◆…지난 2013년 10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서울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증인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시절인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맡았던 당선인은 수사에 윗선의 외압과 수사방해가 있었다고 핵폭탄급 폭로를 했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그의 국정감사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나아가 당선인을 상징하는 화두가 된다.
◆…대구고등검찰청 평검사로 좌천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15 대구 고검 하반기 조직활성화 행사에서 동료들과 단풍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본부]
그는 이 일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고 특별수사팀장 자리에서 경질됐다. 2014년 1월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에서 대구고등검찰청 평검사로 좌천돼 유배생활을 시작했다. 박근혜의 텃밭인 대구에서 점심도 혼자 먹어야 했을 정도로 '왕따'가 됐다.
◆…'최순실 게이트' 박영수 특별검사(오른쪽)가 지난 2016년 12월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강남에서 파견검사들과의 회동에 앞서 수사팀장을 맡은 윤석열 검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6년 12월 박영수 특별검사가 이끄는 '박근혜-최순실(최서원) 특별검사팀'에 합류하면서 역전을 시작했다. 삼성수사를 지휘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기소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측근 최순실 모두 구속됐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승리와 거의 동시에 당선인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지명했다. 무려 5기수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사였다. 당선인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은 다스(DAS) 의혹, 사법농단 의혹 수사로 각각 이명박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9년 7월 당선인은 '이명박·박근혜정권 수사'의 공을 인정받아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문 대통령은 당선인에게 "권력형 비리에 대해 정말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으셨는데 그런 자세를 끝까지 지켜주기 바란다.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같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2019년 9월 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당선인은 이른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정권과 큰 갈등을 겪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동생 조권 씨 등 소위 '조국 일가'에 대해 사모펀드 불법투자 의혹과 자녀 입시비리 의혹, 웅동학원 채용비리 의혹 등이 제기됐다. 윤석열의 검찰은 임명 16일 만에 압수수색을 벌였고, 조 전 장관은 결국 임명 35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에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 댓글 사건,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 정·관계 로비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수사를 이어 나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후보자 시절인 지난 2019년 12월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의 뒤를 이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추미애는 검찰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와 여권 수사를 담당했던 당선인의 참모진을 뿔뿔이 흩어져 완전히 해체되다시피 됐다. 당선인이 추천한 인사는 모두 승진에서 배제됐다.
당선인은 추 전 장관과 수사지휘권 갈등, 직무배제와 정직 처분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임기를 4개월 앞두고 검찰총장 사퇴를 결심했다. 당선인은 2021년 3월 4일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 2020년 6월 29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사진=윤석열 캠프]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4달이 채 되기 전인 6월 29일 당선인은 윤봉길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시민들도 화답했다. 윤석열 캠프는 7월 26일 공식 후원계좌를 오픈한 지 20시간 15분 만에 목표액 25억원을 채웠다.
'정치신인' 윤석열이 지난해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해 11월 5일 대선후보로 최종 선정되기까지 '산 넘어 산'이었다. 전례 없이 경선 토론을 16차례나 치르며 받았던 당내 후보들의 집중 공세가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리스크'로 확산돼 곤욕을 치러야 했다. 정치인답지 않은 화법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최종 대선후보가 돼서도 순탄하지 않았다. 무려 당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두 차례 잠적하는 '가출사건'이 발생했다.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으로 지목한 장제원·권성동·윤한홍 의원 등은 선대위를 떠나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합류 전부터 시작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의 불협화음은 연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어렵사리 구성된 선대위는 1월 5일 해산됐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네거티브 파상공세도 거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을 넘고 또 산을 넘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윤석열은 2022년 3월 10일 득표율 48.56%로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던 날짜는 2017년 3월 10일. 윤석열 당선인의 대권도전이 더욱 극적인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