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율규제 부정한 윤석열... '가짜뉴스 언론사 파산' 강경 발언

윤석열, "자율규제라고 하는 것은 내용이 뭔지도 명확히 모르겠고...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로 언론사 전체가 파산하게 할 수 있는

"보도의 진실성 문제... 행정적·비사법적 절차 원칙적 반대"

강력한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면, 자유롭게 풀어놔도 전혀 문제없다"

이준석 "尹의 말은 언론중재법 찬성 아냐" 해명

그러면서도 "꼭 그래야 된다는 게 아니라 그 정도로 언론사와 기자가 보도를 할 때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어제 한국기자협회에서 제안한 무슨 자율규제라고 하는 것은 내용이 뭔지도 제가 명확히 모르겠고 또 어떤 면에서 보면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라며 "아니 허위 기사에 대해서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언론 시스템 하에서 지배구조 바꾼다고 나아지겠느냐. 그리고 지배구조 바꾸는 게 쉬운 문제이냐"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은 가짜뉴스 방지를 위한 소위 '언론개혁법'을 강력 추진했으나 국민의힘 등 야당과 기자협회 등 언론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대선이후로 미룬 바 있고 당시 윤석열 후보도 언론자유를 해치는 민주당의 법안개정을 강력히 반대한 바 있다. 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은 가짜뉴스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언론자율규제'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이날 윤 후보는 기자가 '현 정권에서 추진하려고 했던 언론중재법상의 고의·중과실 입증 책임을 기자에게 지는 부분에 동의를 하신다는 것인지'라고 질문하자 윤 후보는 "그건 아니다. 기자에게 '니 기사가 허위 아니라는 걸 니가 입증해라' 그러려면 취재원을 들이대야 되잖느냐. 취재원 보호가 안 되면 권력 비리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 할 수 있겠느냐 그리고 누가 기자한테 제보를 하겠느냐"라며 "언론 중재 절차라는 것이 준사법 절차인데 그런 절차에 따라서 해결하는 것이 저는 맞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는 기자가 '진실 왜곡 기사 하나가 언론사 전체를 파산하게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자리 잡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미국 같은 경우 좀 규모가 작은 지방 언론사는 그런 허위 기사 하나로 회사가 가는 경우도 많이 있다. 내가 꼭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이 아니고 그런 정도로 언론사와 기자가 보도를 할 때는 그런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라며 "대형 언론사가 그런 소송 하나 가지고 파산을 하겠느냐만 예를 들어 무책임하게 어떤 소형 언론사가 (허위 기사를)던졌을 때 그 언론사는 그 보도 하나로 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기자가 '그렇다면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찬성하는 것인지' 묻자 "진실에 맞게 1면에 썼으면 1면에 똑같은 크기로 보도해 주고 이런 것이 있겠고 그걸 만약에 피하고 계속 끝까지 재판으로 갔을 때에는 거기에는 상당한 배상 책임과 여러 가지 제재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의 강경발언이 이어지자 이준석 대표 등 측근들은 윤 후보의 발언을 만류하는듯한 제스처를 거듭 취했으나 윤 후보는 측근들의 제지에도 아랑곳없이 강경 발언을 이어 나갔다.

윤 후보는 또 '인권침해나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 사실 상당히 주관적일 수도 있지 않느냐'라고 기자가 묻자 "판단자는 결국은 사법 절차를 통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저는 자율규제라고 어제 나왔는데 그 자율규제내용도 모르겠다"라며 "기사를 쓴 기자나 그 언론사는 동의를 못하는데, 언론 보도가 잘못됐을 때 거기에 대한 책임 추궁은 법적으로 하는 것이고 그리고 원칙은 사법 절차고 그리고 보조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언론 중재와 같은 준사법 절차다. 그 원칙을 분명하게 하자 이런 얘기이다. 제 말씀은 '책임을 묻게 되면 확실하게 묻자' 이런 얘기이다"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발언이 끝나자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에게 "후보님이 하신 말씀의 취지는 결국에는 어떤 끝까지 그런 어떤 '법적 절차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에 대한 원칙론적인 말씀"이라며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거나 아니면 제한하기 위한 여러 가지 강화된 조치들이나 이런 것에는 전혀 저희 당 차원에서도 후보님 차원에서도 동의하시는 의견이 아니기 때문에 보도하시는 과정 중에서 혹시 혼란이 없으셨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언론중재법)에 찬성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을 추진해온 법으로, 언론의 허위 및 조작 보도에 대한 처벌 강화가 주된 내용이다. 특히 법안 내용 가운데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 등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과 판단으로 인해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에 윤 후보도 '언론자유'를 강조해온 바 있다.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추진할 당시 "반헌법적 '언자완박'(언론자유 완전 박탈) 악법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면서 "검찰봉쇄에 이어 언론봉쇄가 시작됐다. 또 다른 여론조작이고 여론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언론자유는 기본권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언론자유 보장이 약하면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 전날 강경발언에 대한 기자의 질문 나오자... 원론적 입장만 밝혀

자신의 강경발언이 보도 된 다음 날인 13일 윤 후보는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실을 왜곡하면 언론사는 파산한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언론중재법과 관련한) 국민의힘의 입장과 반대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이 나오자 원론적인 입장의 발언을 내놨다.

윤 후보는 "언론자유를 조금이라도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한다. 보도의 진실성 문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든지 자율규제라든지 행정적, 비사법적 절차를(통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어제(12일) '열정열차'에서 그렇게 자세히 설명했는데 다른 건 다 떼놓고 파산 이야기만 나온다"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 자유는 헌법상 근본적 시스템이라 굉장히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말씀드렸다"며 "언론의 자유를 조금이나마 훼손할 만한, 가짜뉴스냐 사실 기반이냐 가지고 언론자유를 조금이라도 훼손시키려는 시도에 대해선 강력히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관이 주재하는 사법절차에 따라서만 언론 관련 문제가 처리되어야 한다는 소신은 오래전부터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전심(前審) 절차와 같은 준사법적 절차가 필요하고, 책임을 어떻게 묻느냐는 판사의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대통령이나 정치권력자 같은 정치 차원에서(판단이) 이뤄지는 것은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이 아주 강력한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다면 언론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건 정치권력이나 행정적으로 해서는 안 되고 판사 결정으로만 이뤄져야 하고, 누구도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