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로코로나', 세계공급망 타격 우려 커

중국이 코로나19와 공존을 선택한 미국, 유럽과 달리 '제로코로나' 정책을 유지하자 이 때문에 세계 공급망이 타격을 받을 우려가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백신은 제한적인 보호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선 다른 나라처럼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길을 선택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국은 국지적인 감염이 발생하더라도 엄격한 봉쇄를 취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는 것.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중간재 생산국이다. 만약 중국이 경제 상당 부분을 봉쇄해야 한다면 그 영향은 다른 나라에 저성장과 고물가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프레데리크 캐리어 RBC 자산운용 투자실장은 "중국의 봉쇄 위험은 다른 나라와 달리 높아지고 있다"며 "봉쇄가 강화되면 공급망 병목이 더 심화하는 가운데 세계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분석가들은 2021년 공급망 문제가 세계 경제성장률을 0.5~1%포인트 떨어뜨리는 동시에 물가상승을 더 키운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공급망 문제가 없었더라면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5.9%가 아닌 6.9%로 기록될 수 있었다는 것.

현재 공급망 문제가 완화되는 조심이 보인다. 뉴욕연방준비은행 경제분석가들은 지난해 11월 기록적인 수준의 병목현상을 보였으나 12월과 올해 1월에 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WSJ은 중국에서 새로운 봉쇄가 발생하면 이런 완화세가 뒤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부총재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전략이 세계 공급망 혼란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무역기구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2·4분기 수출한 중간재는 3540억 달러(약 424조원)로 2위 미국(2000억 달러)을 대폭 넘어선다.

WSJ은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지금 포기하면 코로나19 위증자가 크게 늘 수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중국 인구 86%가 시노팜과 시노백이 개발한 불활성화 백신을 접종했다. 다만 모더나와 화이자 등이 개발한 mRNA 백신보다 오미크론 감염에 덜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산 mRNA백신과 관련 의약품 생산에 박차를 가고 있다.

요르그 우트케 중국 유럽상공회의소장이자 독일계 화학회사 바스프SE의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중국이 이를 해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WSJ은 중국처럼 규제가 엄격한 환경에서 오미크론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세계 공급망이 얼마나 그에 대한 영향을 받을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