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앞두고 이승만·박정희 묘역 첫참배... 외연확장?

李 "5년 전과 사회적 역할과 책임감 많이 바뀌고 커져"... 보수·중도 외연확장

尹-安 단일화엔 "국민과 국가의 미래 생각해야... 정치는 국민을 중심에 둬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 묘역을 첫참배했다. 그간 '친일·매국세력의 아버지'와 '독재자'를 이유로 참배를 거부해왔던 이 후보가 대선을 앞두고 전격 참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두 전직 묘역을 참배한 뒤 만난 기자들이 종전 입장을 바꿔 참배한 이유를 묻자 "제가 5년 전에 '내 양심상 독재자와 한강 철교 다리 끊고 도주한, 국민을 버린 대통령을 참배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린 일이 있다"며 "그러나 5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저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감도 많이 바뀌고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대표가 되려면 특정 개인의 선호보다는 국민과 국가의 입장에서 어떤 게 더 바람직한지를 생각해야 된다"며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다. 공은 기리고 과는 질책하되 역사의 한 부분으로 기억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23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과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긴급 제의로 급부상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간 야권 단일화에 대해선 "언제나 모든 일에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며 "정치는 국민을 중심에 두고 국가 발전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외에는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같은 발언은 야권 단일화가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그는 또한 15일부터 본격 진행되는 선거운동에 대해선 "제 영혼의 밑바닥까지 다 동원해서, 죽을힘을 다 해서 더 나은 대한민국과 우리나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