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영-러 장관급 회담에선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왼쪽)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 guardian>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휴가를 단축하고 급히 귀국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월러스 장관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회담을 마치고 우크라 사태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영국으로 조기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11일 월러스 장관은 회담 종료 후 가족들과 잠시 여행 중이었으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모든 일정을 취소한 것이라고 전했다.
월러스 장관은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과의 회담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쇼이구 장관이 “영국과의 협력 수준이 제로에 가깝다”고 설명하고 영국의 우크라 무기 지원 등을 비판했다고 밝혔다.
월러스 장관은 12일 영국 선데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10만 러시아군이 우크라 국경에 주둔해 있어 언제든지 러시아의 공격이 일어날 수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대적인 외교적 노력을 진행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국경에 군사 배치를 늘리고 있는 러시아의 행보가 우려스럽다”며 “푸틴이 지금이라도 모든 상황을 중지하고 돌아갈 수 있지만, 서방에서는 뮌헨 협정 당시의 분위기가 감돈다”고 덧붙였다.
뮌헨 협정은 1938년 9월 나치 독일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자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4개국 정상이 뮌헨에서 체코의 영토 중 주데텐란트를 독일에 넘기는 대신 체코 국경을 보장한다는 협정이다. 그러나 당시 팽창정책을 펼치던 독일은 히틀러가 이 협정을 무시하고 다음 해 체코를 병합한 후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윌러스 장관은 “푸틴이 침공을 선택한다면 러시아 국경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 병력을 증강하고 군비 지출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