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첫 메달 쏜 빙속괴물 김민석…男 피겨도 새 역사 도전

대회 5일 만에 한국 대표팀 마수걸이 메달획득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나선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메달 소식이 대회 5일차 만에 전해졌다. 전통의 효자종목으로 여겨졌던 쇼트트랙이 석연찮은 판정으로 대회 초반 메달 사냥에 실패했으나 같은 빙상 종목인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빙속괴물' 김민석(성남시청)이 마수걸이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대들보 차준환(고려대)도 개인 최고기록을 올림픽에서 거두며 톱10 진입의 새 역사를 기대케 했다. 지난 평창 대회에서 설상 종목 첫 한국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려 이번에 금맥을 터트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스노보드 종목의 이상호는 예선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통과했으나 토너먼트에서 0.01초의 찰나 같은 짧은 차이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김민석은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 남자 1500m에 출전해 1분 44초 24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만 18세 약관의 나이로 같은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어 이 부문 아시아 첫 메달리스트 기록했던 것에 이은 2회 연속 입상이다.

11조에서 세계 기록 보유자 네덜란드의 키얼트 나위스와 경주를 펼친 김민석은 경기 초반 300ｍ 23초 75로 출발한 뒤 700m 25초 38, 1100m 26초 61, 1500m 28초 50의 구간 기록을 이어가며 전체 출전 선수 중 3번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같은 종목 3조에서 경기를 펼친 신예 박성현(한국체대) 선수는 1분 47초 59의 기록으로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신보다 상위에 있던 선수 중 한 명이 출전을 포기해 생긴 결원으로 올림픽무대를 밟게 된 그는 첫 올림픽 무대에서 초반 300m 구간을 23초 61의 빠른 속도로 돌파하는 산뜻한 출발과 달리 뒷심 부족으로 상위권에선 멀어졌으나 다음 대회에 대한 희망을 밝게 했다. 피겨 차준환, 99.51 쇼트 개인최고…10일 톱10 노린다

피겨스케이팅 종목에선 차준환이 클린연기로 한국 피겨 남자 싱글 사상 첫 올림픽 톱10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차준환은 기술점수(TES) 54.30점, 예술점수(PCS) 45.21점을 받아 총점 99.51점을 기록하며 중간 4위로 경기를 마쳤다.

난이도가 상당해 기본점수만 9.70점에 달하는 첫 과제 쿼드러플 살코(4회전 점프)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최고의 출발을 보인 후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플라잉 카멜 스핀, 트리플 악셀 등 구성한 모든 연기를 실수 없이 마치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내비쳤다.

앞서 평창 대회에서 15위로 한국 남자 피겨 올림픽 최고 성정을 냈던 차준환은 오는 10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새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

이번에 올림픽 데뷔전을 가진 이시형(고려대)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과제에서 넘어지는 실수로 기술점수(TES) 30.75점, 예술점수(PCS) 35.94점, 감점 1점 등 총점 65.69점으로 아쉽게 27위로 마감했다. 프리스케이팅은 상위 24명까지 진출 가능하다.

스노보드 '배추보이' 이상호…0.01초 차로 4강 진출 좌절

한국 설상 종목 첫 금메달 사냥에 나섰던 '배추보이' 스노보더 이상호(하이원)는 0.01초 차이로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상호는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 대회전 8강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빅토르 빌트에게 석패했다.

앞선 예선에서 1·2차 합계 1분 20초 54를 기록하며 전체 1위로 16강에 진출했던 만큼 큰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예선 1차 시기 39초 96의 기록은 이번 예선 전체 선수 중 유일의 30초대 기록이었다.

16강에서 다니엘레 바코차(이탈리아)를 0.92초 차로 여유있게 누르고 8강에 올랐으나 막판 살짝 삐끗하면서 스피드가 줄어 근소한 차이의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아일린 프리쉐, 루지 여자 1인승 최종 19위…투혼의 역주

한국 여자 루지 '간판' 아일린 프리쉐(경기도청)가 은퇴 전 마지막 올림픽 1인승 경기를 19위로 마쳤다.

프리쉐는 이날 베이징 옌칭의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마친 루지 여자 1인승 경기에서 1~4차 시기 합계 4분 00초 284를 기록하며 34명의 선수 중 19위를 기록했다.

전날 열린 1~2차 시기에서 합계 1분 59초 418을 기록해 21위를 기록 중이었던 프리쉐는 이날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리는 역주를 선보였다. 마지막 4차 시기에서 썰매가 뒤집히는 불운을 겪었으나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순위를 지켜냈다.

독일에서 귀화한 프리쉐는 평창 대회에서 8위를 기록하며 남녀 통틀어 올림픽 10위 이내의 성적을 기록한 첫 선수로 남게 됐다. 2019년 초 월드컵 대회를 소화하다 꼬리뼈와 양 손뼈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이 여파로 인해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

10일에는 동료들과 함께 팀 릴레이를 통해 마지막 올림픽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