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29일 내신기자 간담회에서 토로 "정부,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
文대통령, 베이징올림픽 참석 가능성 낮아... '종전선언' 물 건너가는 형국
靑, 최근까지 文대통령의 방중 고민해와... 미중 갈등 심화에 가능성 낮아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내신기자 대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했지만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또는 남·북·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모든 계기를 이용해서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을 위해서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청와대가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도출하려던 시도가 사실상 무산됐음을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올림픽 참석 가능성도 희박해진 것을 시사한 셈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4일 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주도의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불참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바로 전 국가로서) 기여할 도리와 의무가 있다"며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역내 평화의 올림픽이 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고 CBS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미국의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결정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올림픽 참석과 관련한 검토를 지속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정 장관 발언을 미루어볼 때 사실상 베이징올림픽 시기 방중이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 장관은 ‘중국으로부터 북한의 종전선언 관련 반응을 전달받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엔 "종전선언과 관련해서 중국 측을 통해서 북한의 입장을 전달받은 것은 없다"고 잘라 답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서 그간 북한은 일련의 신속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지만 좀 더 구체적인 반응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대북 메시지를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선언후 상당수 미국동맹국들이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한 종전선언 채택은 물건너간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 선언해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다. 외교적 보이콧이란 선수단을 파견하되 개·폐회식 등 행사 때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정부 고위급 인사의 올림픽 기간 중 중국 방문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적 보이콧 방침 발표에 따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미국 동맹국들의 외교적 보이콧 발표가 이어지고 있고, 검토 중인 국가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 같은 미국의 태도에 대해 ‘스포츠 정치화를 그만두라’면서 "만약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하는 조치를 결연하게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미·중 간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갈등에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종전선언 합의 도출을 위해 진력을 다하겠다며 동분서주해온 문재인 정부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에 빠진 모양새다.
아직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미·중 간 갈등 기류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