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주저…中 무역보복 우려

프랑스 “EU 공동 입장 취해야 해”…이견 많아 “이번주 내로 결론 못 낼 듯”

리투아니아 “불참” 선언…中 가까운 헝가리, 보이콧 지지 안 할 듯

“중국 두 번째로 큰 무역 상대인 만큼 무역보복 우려”

미국의 주도로 영국과 호주가 내년 2월 열리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이에 관한 결정을 주저하고 있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보내되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로 꾸려진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가 베이징올림픽에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EU 회원국들이 무역에 타격을 줄 중국의 보복을 우려해 보이콧을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가브리엘루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이날 EU 외무장관 회담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나는 (베이징올림픽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리투아니아가 ‘차이니즈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 명칭을 사용한 ‘대만대표부’ 설치를 허용한 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외교 관계를 대사급에서 대표처급으로 격하하는 동시에 리투아니아에 대한 경제·무역 분야 징벌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면 EU 외교관들에 따르면 중국과 가까운 동맹국 헝가리는 보이콧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뿐 아니라 EU의 많은 국가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으며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EU의 두 번째로 큰 무역 상대인 만큼 많은 독일 대기업들이 투자가 위험에 처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주 EU 국가들이 공동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안날레나 베르복 신임 독일 외무장관 또한 이 같은 의견을 지지했다.

알렉산드르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은 “EU의 입장을 매우 지지한다”면서도 “우리는 중국의 인권상황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지만, 올림픽이 인위적으로 정치적 행사가 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유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이 인권침해를 이유로 들어 베이징올림픽의 보이콧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EU 회원국들은 적절한 입장을 찾기 위해 논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견이 적지 않아 당장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 아셀보른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올림픽과 관련해 오늘이나 이번주에는 우리가 해결책을 찾지 못하리라는 것을 당신도 나만큼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문제를 의제에 상정한 만큼 EU 정상들은 오는 16일에 이어서 이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중국 공산당의 신장 내 대량학살과 반인륜범죄, 기타 인권 유린 등을 고려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어떠한 외교적 또는 공식 대표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뒤이어 영국과 호주가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