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드스트림-2 승인 지연에 가스가격 반등…유럽 인플레 우려 커져

독일 “노드스트림-2 지연될 듯”…유럽에 가스 공급하는 러와 갈등 우려

유럽 천연가스 전날 11%에 이어 8% 상승…英 내년 1분기 가스도매가도 12% 올라

지난 10월 유럽 소비자물가 4.1% 올라…ECB 예상치의 2배 “인플레 우려 커져”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노드스트림-2 승인이 지연되면서 이를 조건으로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추가 공급받고 있는 유럽의 올겨울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유럽 가스 가격 또한 반등하면서 인플레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유럽 천연가스 지표물인 ‘네덜란드 TTF’ 선물 내년 1월물 가격은 전날 11% 상승한 데 이어 또다시 8% 가까이 상승하면서 1메가와트시(MWh)당 101.60유로를 기록했다. 영국의 내년 1~3월분 가스도매가격도 12% 가까이 급등해 2.45파운드를 기록했다.

이런 상승세는 전날 16일(현지시간) 독일 에너지 규제기관이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드스트림-2’에 대한 승인절차에 제동을 걸고 나서 일어난 것이다.

독일 에너지 규제기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문서를 철저히 검토한 결과, 노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의 운영자가 독일 법에 따라 합법적인 형태로 조직되어야만 인증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노드스트림-2의 개통이 2022년 3월까지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 경제부가 노드스트림-2의 건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지 하루 만에 러시아가 유럽에 추가 공급을 지시하자 유럽의 가스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다시 승인절차가 지연되면서 가스 가격이 반등한 것이다.

이에 노드스트림-2 승인 조건으로 유럽에 가스를 추가 공급했던 러시아와의 갈등이 예상되면서 겨울이 다가오는 가운데 유럽의 에너지 대란 위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전력 수요가 큰 겨울이 다가오면서 유럽 내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유로스타트는 지난 10월 유로화를 공유하는 유럽연합(EU) 19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달보다 0.8% 상승해 지난해 동월대비 4.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7년 통계집계 개시 후 최고치이며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의 2배가 넘는 수치다.

현재 인플레를 2.0%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ECB는 이 같은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도 당초 예상보다는 물가 상승세 둔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전력 수요로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 소비량의 43%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은 올해 천연가스 가격이 600%까지 치솟는 등 사상 최악의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가 노드스트림-2 승인을 위해 유럽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며 사실상 천연가스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일축했지만, 실제 파이프라인 개통을 승인하기 전까지는 추가 가스 공급이 없을 것이라며 압박을 가한 그는 독일 경제부가 ‘노드스트림-2’의 건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지 하루 만에 유럽에 추가 공급을 지시했다.

당시 미국과 프랑스 등은 ‘노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이 개통될 시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상승할 것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