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소녀상' 설치에 앞장선 모친께 감동"... '이산가족상봉법안' 부탁"
李 "한미원조의 그늘은 韓日합병 초래한 美日 '가쓰라-태프트 협약'"
비공개회의에서 美 "한반도 미래' 전망은?... 李 "'北美불신' 상당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 네번째)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왼쪽 세번째)을 접견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존 오소프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에게 '소녀상 건립운동'에 앞장선 의원의 모친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는 한편, "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The Katsura-Taft Agreement)'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존 오소프 상원의원,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미국대사대리 등 미국 방한단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는 레이베니테즈 상원의원 비서실장, 미리암 리퍼 상원의원 비서부실장, 헨리 헤가드 주한미국대사관 공관차석 대리, 노아 우디워스 정무담당 서기관, 진 리디 주한미국대사관 대변인(비공개회의 미참석) 등이 참석했다.
|
李 "'소녀상' 설치에 앞장선 모친께 감동"... '이산가족상봉법안' 부탁"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소프 의원의 모친 헤더 펜턴은 2017년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태스크포스(TF)'에 건립 추진위원으로 참여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펜턴은 공청회에서 일본 총영사관의 반대에 맞서 "소녀상은 가장 추악한 것에 대해 가장 아름답게 대처하는 상징"이라고 호소해 시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 경력을 언급하며 오소프 의원에게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 후보는 "지금 미국 상원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법안을 발의해서 심의 중이라고 들었다. 우리 상원의원께서도 인권과 인도주의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아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상원의원께서 추구하고 있는 가치나 관심영역이 제가 인권변호사로 시민운동가로 살아오면서 추구한 가치와 매우 일치한다"며 "앞으로 소통해서 이해를 넓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李 "한미원조의 그늘은 韓日합병 초래한 美日 '가쓰라-태프트 협약'"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미국의 경제적 지원과 협력 덕에 (한국은) 유일하게 개발도상국, 식민지 국가에서 경제 선진국 성과를 이뤘다"면서도 "이 거대한 큰 성과에도 작은 그늘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본에 한국이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한반도가 분단돼서 전쟁원인이 된 것은 사실 전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제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상원의원이 이런 문제까지 인지하고 계시다고 들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우리 상원의원님의 관심과 실천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땡큐(Thank you)'"라고 말했지만, 오소프 의원은 다소 무표정한 표정이었다.
김한정 선거대책위원회 실용외교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가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언급한 이유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소프 의원이 한일 역사, 식민지역사에 관심이 많고 많이 알고 있다. 재미 한국작가가 쓴 '파친코(Pachinko)'라는 소설이 미국 베스트셀러다. 일제부터 강제로 일본으로 와서 2대, 3대를 거치는 가족 이야기인데 '파친코(일본 도박기계)'를 놓고 사는 재일 한국인 가족사를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고 감명받은 오소프 의원이 작가에게 두 번 전화했다고 한다"며 "오소프 의원의 어머니가 아틀란타 소녀상 건립운동에 참여한 인권 운동가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
비공개회의에서 美 "한반도 미래' 전망은?... 李 "'北美불신' 상당하다"
|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측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한반도 미래에 대한 이 후보의 전망과 목표, 즉 '한반도 시나리오'를 물었다. 이 후보는 '북미 간 불신'을 지적하며 '이산가족 상봉 관련 법안'에 대한 오소프 의원의 관심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어떤 말이 오갔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사실 미국 쪽에서 도리어 '대선 캠페인이 아주 치열해서 자기가 좀 그렇다'며 '비공개로 할테니까 말씀을 듣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미국 측은 이 후보에게 "앞으로 10년, 15년 후 한반도 미래를 어떻게 내다보느냐", "후보가 생각하는 최선의 시나리오, 그게 아니더라도 이만하면 긍정적이라고 하는 목표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당연히 비핵화다"라며 "교류협력, 평화정착으로 남북이 서로 불신하지 않고 북한이 해외에서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국가로 전환해서 경제가 평화를 이루고 또 경제가 평화를 보장하는 상황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어 "그러나 현실적으로 남북 간에, 북미간에 상당한 불신이 있다. 북이 자기 체제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대화 진척이 멈춰서거나 더딘 만큼 이 문제부터 해결해나가야 한다"며 "북도 북의 인민들의 생활개선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할 상황이다. 이러한 평화 체제는 미국에도 큰 이익이 된다. 이런 한반도 평화진척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인접국도 반대한 이유가 없다. 그래서 실현하려면 신뢰구축이 최우선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미국과 베트남은 과거 전쟁을 치렀고 희생을 치렀는데 지금은 관계를 개선해서 우방국화되지 않았나"라고 반문하며 "북한도 우리가 노력하면 불가능하지 않다. 봉쇄가 더 지속될 때는 그 길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산가족 상봉 관련 법안'에 대한 오소프 의원의 각별한 관심을 환기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한국전쟁 이후 생사확인도, 만나지도 못하는 가족이 남북에 있는데, 지금 노령해서 세상을 떠나고 있다. 미 상원의 남북이산가족 관련 법안은 굉장히 필요하기 때문에 관심 가져달라"고 했다. 이에 오소프 의원은 "한국에 오기 전에 이미 공동발의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