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받아오던 '월남참전수당', 올해 2월 돌연 지급 끊겨
국가보훈처, 9년 옥살이 '민주화운동 전과' 지적하며 '인우보증' 요구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이 지난 9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중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태일의 친구'이자 '김근태의 동지'로 알려진 '운동권의 대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이 '월남참전수당'을 다시 받게 됐다.
장 원장은 지난 1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전과를 이유로 월남참전수당을 받지 못한 일이 어쩌다 언론에 보도되자 많은 분들이 저를 성원 해주셨다. 그 덕분에 (밀린 돈까지) 다시 받을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장 원장은 "저로선 갖기 힘든 거금이라 반은 공적 활동에 쓰겠다. 그렇게 해서라도 성원해 주신 분들께 보답해야 할 것 같다.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장 원장은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이던 지난 1967년 자원입대해 월남전에 참여했다. 국가보훈처는 2010년 2월 장 원장이 만 65세가 되자 '월남참전수당'으로 매달 약 30만원을 지급해왔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2월 '국가유공자법'을 근거로 들며 돌연 지급을 중단했다. 국가유공자법은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사람"에게는 "국가유공자, 그 유족 또는 가족이 받을 수 있는 모든 보상을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훈처는 7월 중순쯤 장 원장에게 "민주화 운동 관련 전과가 있으니 참전 수당 지급이 불가하다"며 "인우보증(隣友保證)을 첨부해 재등록 심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장 원장이 거부하자 "재등록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지급된 수당까지 소급해 환수할 수 있다"고 했다.
장 원장은 민주화 운동을 하며 1971년 서울대생 내란 음모 사건, 유신 독재 반대 시위, 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다섯 번 수감돼 9년간 옥살이를 한 전력이 있다.
앞서 장 원장은 지난 8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리며 "(보훈처에서) 월남전까지 참전한 사람에게 주던 수당을 20~30년이 지난 지금 뒤늦게 전과자라는 이유로 지급할 수 없다는 것도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급할 수 없다면 지급할 수 없음을 통보하면 될 일이지 인우보증을 첨부하여 재등록을 신청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전과가 있으나 그 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고 있다'는 내용의 인우보증서를 제출하라고 하는데, 이런 정도의 보완으로 다시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이라면 지급을 중단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