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또 인사 논란...고문치사 가해자 산하기관 임명에 '시끌'

해당 인사, 보도 직후 사표 제출

야권 비판 쏟아져...윤석열 “이 지사 인사 원칙 무엇이냐?”

유승민 “고문치사 가해자 재단 임명한 이유가 뭐냐”

원희룡 “경기도민에 인사 고문...이 지사 해명하라”

경기도 측 “범죄 경력 해당없음 확인...법적 문제 없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또 다시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이 지사가 가짜 대학생을 경찰 프락치로 의심하고 집단폭행, 고문해 사망하게 한 가해자를 경기도 산하기관 사무총장에 지난 4월 임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해당 인사는 26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사표를 제출했지만, 이 지사의 인사 원칙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경기도는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인 정의찬씨(49)가 일신상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관 공모를 거친 정씨는 4월 이 기관의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앞서 경향신문은 이날 '이재명, 이종권 고문치사 가해자 경기도 산하기관 상임이사로 임명'이라는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정씨는 1997년 당시 한총련 산하 남총련 의장이자 조선대 총학생회장이었다. 그는 남총련 간부 5명과 함께 전남대에서 학생으로 위장 중인 당시 25세인 이종권씨를 ‘경찰 프락치’인 것을 자백하라며 사무실로 끌고 가 쇠파이프로 때리고 고문했다. 이 일로 이 씨는 결국 다음날 숨졌다.

이 같은 ‘이종건 고문치사 사건’으로 정씨는 판결문에 의하면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구속기소 됐고 2심에서 5년으로 감형을 받고 복역한 뒤 2002년 출소했다. 출소된 같은 해 12월 특별사면,복권됐다.

정씨는 출소 후 이 지사의 비서관, 광주광산구청 열린민원실장, 월드컵재단 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측은 연합뉴스를 통해 범죄경력이 '해당없음'으로 통지받았고 법적,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어 임용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 측은 "(정씨는) 지방공무원법과 지방자치단체 출자, 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에 근거해 채용 결격사유(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 지사의 인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지사는 최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어 금품수수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은 전직 경찰 간부(경무관)를 지난해 11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야권은 '제 식구 챙기기'라며 이 지사를 향해 맹공을 가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김기흥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는 '억강부약'이라는 번듯한 말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경기 도정의 슬로건에도 ‘공정’이라는 단어가 또렷이 들어가 있는데 이 지사의 인사 원칙은 무엇인가?"라며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 측 이기인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지사는 하다하다 고문치사 가해자를 산하기관 재단 이사로 임명하느냐. 무고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반인륜적 범죄인이라도 자신과 가까우면 자리를 챙겨주는 이 지사의 극악무도함이 여실히 드러난다"라며 "고문치사 가해자가 경기도월드컵재단의 이사로 임명될 이유가 뭐냐"라며 날을 세웠다.

원희룡 전 제주 지사 측 역시 백경훈 대변인을 통해 '이 후보는 인사 고문 중단하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이것은 경기도민에 대한 인사 고문이다. 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경찰관을 산하기관에 임명하더니 또 비상식적인 인사를 강행한 것"이라며 "관련 보도 후 정의찬씨는 도망가듯 사표를 제출했다. 이 후보는 해당 사태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고 책임지고 지사직을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