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힘 신속한 조치 존중"...이례적 호평?

부동산 의혹 국힘 12명 의원 가운데 1명 제명, 6명 출당요구에 이례적 호평

국힘, 권익위 통보 후 하루 만에 최고위 열고 당 지도부 방침 결정...통보

정치권, 국힘 조치 대비 민주당 조치가 미흡한 데 따른 후폭풍 차단 해석도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소속 국회의원 12명의 위법한 부동산 보유·거래 의혹에 대해 즉각적인 판단과 조치를 취했다. 국민권익위의 조사 결과가 나온 지 하루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부동산 투기를 비롯해 국민들께서 주목하시는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우리 정치권이 앞장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이번 전수조사를 변화의 계기로 삼아서, 여야를 떠나 국민 앞에 부끄러움 없는 정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정치가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국민의힘에 제안 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권익위 조사 결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을 제명하고, 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에게는 탈당 요구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회는 오늘 8시부터 7시간 동안 장시간 논의 끝에 모두의 뜻을 모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당 지도부 방침을 밝혔다.

이 대표는 안병길·윤희숙·송석준 의원에 대해선 '해당 부동산이 본인 소유도 아니고 본인이 행위에 개입한 바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고, 김승수·박대수·배준영 의원에 대해선 "토지 취득경위가 소명됐고 이미 매각됐거나 처분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한무경 의원 제명안은 의원총회에 상정돼 표결 절차를 밟는다. 제명안은 의원총회에 상정돼 표결 절차를 밟게 되며 제명되더라도 무소속 신분으로 의원직은 유지한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권익위가 국민의힘 의원 12명을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수사 의뢰한 것과 관련해 이준석 대표의 결단을 압박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이준석 대표는 여러 차례 소속 의원의 투기 의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보다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공언해왔다"며 "국민의힘이 이번만큼은 민심을 역행해 적당히 눈치 보며 빠져나갈 길을 모색하지 않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공언(公言)이 실언(失言)이나 허언(虛言)이 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약속을 지키는 제1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하겠다"고 거듭 압박했다.

이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제가 공언했던 입장을 지키겠다"라며 "그것을 기반으로 지도부 다른 구성원의 의견을 참고해서 결정 내리겠다"라고 강력 조치를 시사한 바 있다.

당초 이준석 대표가 호언한 바대로 약속을 이행하라고 압박했던 민주당이 국힘의힘의 50% 탈당 조치(12명 중 6명 조치)에 이처럼 이례적으로 호평하고 나선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탈당권유 한 자당 소속 12명의 의원 중 비례대표 의원 2명만 제명 조치하고 나머지 10명에 대해 당적 보유를 하도록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역풍을 방지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6월 22일 권익위의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비위 의혹이 제기된 자당 소속 12명 의원에 대해 탈당 조치를 권유한 바 있다. 다만 비례대표인 양이원영, 윤미향 의원 2명에 대해선 출당 조치를 통해 의원직을 유지하도록 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20일 당 최고위회의에서 우상호 의원의 무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힌 뒤, 의원 12명에게 탈당 권유를 하고 경찰 수사의뢰까지 한 이유에 대해서 "혐의가 있어 징계하겠다고 보낸 것이 아니라 권익위가 수사권이 없는 한계 있는 기관이라 확정하기 어려우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수사기관에서 확실히 규명해달라고 이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내로남불이란 이미지를 벗어내고 부동산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LH사태와 청와대 및 우리당 관계자로부터 발생했던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분노가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통해 심판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환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라며 "또 하나는 국민의힘이 부동산 전수조사에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회피하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 조사받도록 유도한다는 의미에서 고육지책으로 판단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