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정말 국민의 삶 책임졌나...모든 삶 책임진다는 것 자체가 희망고문"
"정부가 해야 할 일, 사회안전망 속에서 안전한 삶 지속하도록 돕는 것"
"삶 책임지는 정부 있다면, '완전한 천국' 또는 '전체주의 국가' 둘 중 하나" 직격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 전 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현안 브리핑에서 "제 발언을 두고 민주당에서 '정부가 국가의 책임마저 부정하려면 왜 대선에 나왔느냐'고 비판한다"면서 "저는 되묻고 싶다. 문재인 정권은 정말 국민의 삶을 책임졌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전날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연자로 나선 최 전 원장은 정부의 긴축재정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국가가 국민들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질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최 전 원장은 이에 대해 "제 발언의 취지를 호도하거나 왜곡한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 자체가 희망고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은 그동안 정권만 바뀌면 한순간에 국민의 삶을 지옥에서 천국으로 바꿀 것처럼 과장해왔다"며 "물론 정치인으로서 희망을 드려야 한다. 그러나 국민들과 함께 나눠야 할 불편과 고통에 대해 눈을 감는 것은 진실된 지도자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정말 어려운 분들이 더욱 촘촘하고 확실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안전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마음껏 일하고, 애를 낳고, 공부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모든 국민들의 삶에 군림하고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자율적인 삶을 보장해드려야 한다"며 "다시 말씀드린다. 정부는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질 수 없다. 그런 정부가 있다면 그것은 완벽한 천국 또는 정부의 간섭과 규율이 심한 전체주의국가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이와 함께 "정부의 역할은 모든 국민이 자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고, 혼자 일어서기 어려운 계층을 확실하게 지원해서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저는 (대통령이 되면) 솔직한 정치로 국민들께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이 지난 4일 대선출마 선언에서 자신이 준비가 덜 된 후보임을 자인하면서 다소 논란을 일으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집권여당을 겨냥한 강도 높은 비판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최 전 원장이 자신을 향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는 여권은 물론 야당 내 다른 후보들에게 자신의 진정한 본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같은 최 전 원장 태도 변화에 대해 "정치라는 무대에 입장하면서 초보 정치인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과도기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더욱 비판 공세가 심해진다는 정치권의 관행을 서서히 익혀가는 과정으로 이해된다"고 조심스런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감사원장으로 재임 시 국정 관련 풍부한 자료 수집·검토는 물론 공직사회, 정치권 등의 중차대한 정보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대권주자로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