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주 이후 낙태 금지하는 미시시피주 낙태 제한법 심리
50년간 낙태권 보호한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히나
연방대법원 6대 3 절대 보수 우위 재편 후 ‘낙태권’에 관한 첫 심리
올가을부터 심리…의회 유세 기간인 내년 봄 결정될 가능성 커
◆…미 연방대법원 <사진 로이터>
낙태권을 두고 미국 내 진보와 보수 진영이 여전히 치열한 논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대법원이 17일(현지시간) 15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미시시피주의 법률이 타당한지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대법원이 보수 절대 우위로 재편된 이후 낙태권을 두고 이뤄지는 첫 심리로 전국적으로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반하는 결정이 나올지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 BBC 등 외신은 앞서 하급 법원이 미시시피주의 임신 15주 후 낙태 제한법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자 연방대법원에서 이를 다루게 됐으며 대법원이 오는 10월부터 시작해 내년 6월에 끝나는 다음 임기 중 이 사건을 심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2022년 봄 의회 중간 유세 기간에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사생활에 대한 헌법적 권리가 낙태를 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28주 이전에는 인공 유산을 법적으로 허용한다는 의미를 지녔기에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공화당 측은 주도 지역에서 낙태권을 제한하는 법을 제정하는 등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것을 목표로 총력전을 벌여왔다.
이번에 다뤄지는 미시시피 낙태 제한법은 15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1992년에 대법원에서 재확인된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임신 24주에서 28주 사이 태아에 대한 낙태를 금지할 수 없다.
낸시 노섭 생식권센터장은 “낙태권을 재검토하는 것은 대법원의 50년간 판례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생식권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낙태 반대론자들은 대법원이 이번 판결을 제한하거나 뒤집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번 심리는 대법원이 보수성향 판사가 6명 진보 성향 판사가 3명으로 구성된 이후 처음으로 낙태권을 두고 이뤄지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세 명의 보수성향 판사를 임명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행정부가 낙태권 방어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낙태권뿐 아니라 건강보험 문제가 최근 몇 년 동안 “엄청난 주법을 통해 극단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고 표현했다.
공화당 소속 린 피치 미시시피주 검찰총장은 “미시시피 입법부는 여성의 건강을 증진하고 생명의 존엄성과 신성함을 지키려는 유권자들의 의지와 일치하는 이 법을 제정했다”며 “나는 여성을 옹호하고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미시시피의 법적 권리를 옹호하는 데 전념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낙태율은 1980년대 초반부터 감소하여 최근 몇 년간 최저 수준에 도달했지만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로 대 웨이드'판결 파기를 핵심 안건으로 꼽았을 정도로 낙태권은 미국에서 여전히 보수와 진보의 분열을 일으키는 문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은 낙태를 시술하는 의사들에게 제한을 가하는 루이지애나 법을 폐지했다. 당시 연방대법원에는 진보 성향의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있었고 보수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보 진영과 같은 표를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