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서 "정확히 표현했으면 좋았을 뻔, 반성"
"당시 (의혹) 확산될까봐 최대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강박 생겨"
"시장 시절에 제 마음속에 내곡동 땅이 자리하고 있지 않았다" 항변
"MB와 형 이상득 전 의원 땅 어디에 표시돼 있는지 잘 모른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내곡동 땅 투기 의혹'가 관련해 "제 의식 속에 없었다.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했으면 참 좋았을 뻔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명했다. 전날 후보간 TV 토론 모습［KBS 방송 갈무리］
오 후보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존재조차 몰랐다'는 표현이 빌미가 된 것 같다. 반성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를 하면 선거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면서 "당시 (내곡동에 대해) 확산될 텐데 최대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럴 때 답변하고 싶은 게 있어도 참았다가 돌아가서 캠프에 확인 지시를 하고 돌아오는 데 반나절이나 하루 이틀이 걸린다. 그렇게 대처하면 좋았겠다"면서 "신속한 대처에 당시는 만족했다. 천준호 기자회견과 동시에 (입장이) 나가서 반론도 같이 실렸었다. 문제 생긴 건 그다음이다. 10년 전 표현을 그대로 쓰다 보니 본의 아니게 과하고 부정확한 표현이 있었고 그렇게 된 게 시작이다"라고 덧붙였다. 좀 더 신중한 대응을 했어야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남성들이 그렇듯이 사실 (처가에)내곡동 땅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민망하다. 어떤 땅인지 어디에 있는지, 가치가 얼마인지 물어보게 되지 않았다"면서 "처갓집에 상속받은 땅이 강남 어딘가에 있구나 생각하는 정도다. 시장 시절에 제 마음속에 내곡동 땅이 자리하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짓말은 아니지 않나. 상대방은 거짓말했다고 말 바꿨다고 하는데, 존재조차 의식 못 했다는 말을 존재도 몰랐다는 표현을 한 게 그렇게 큰 죄가 되나"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당시 측량 현장에서 자신을 목격했다는 전 측량팀장 등의 증언에 대해선 "처음에는 분노했지만, 지금은 저도 '아, 이거 내가 갔는데 기억 못 하는 것 아니야'(스스로 묻게 된다)"면서도 "(지난 토론에서) 기억에 겸손해야 한다고 표현한 것은, 처음에 큰 처남이 분명히 갔다고 했고, 장인어른도 갔고 누가 같이 갔나 기억 못 하지만 제가 안 간 건 분명하다고 말씀하신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점에서 또 오해가 풀려야 한다. 이 문제가 제기되면서 저희 처가가 거의 초토화, 패닉 상태"라며 "너무 혼란스러워하고 미안해하고 서로 지은 죄도 없으면서 미안해한다. 아내가 눈치 보고 저도 아내 눈치를 본다. 마음에 상처가 될까봐"라고 개탄했다.
그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문제의 부지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소유 부지와 가깝다'는 의혹 제기엔 "이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의 땅이 지도상 어디에 표시돼 있는지 저는 잘 모른다"고 선을 그읏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