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회의, 미얀마 쿠데타 이후 한 달 만에 이루어져
공동성명 불발…의장국만 "폭력중단과 대화촉구" 성명
일부 회원국도 수지 여사와 정치범 석방 요구
말레이시아 "국민의 평화적 집회와 표현의 자유 존중" 촉구
◆…아웅산 수지 여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 (사진 연합뉴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부 장관들이 미얀마 군부에 폭력진압 중단을 촉구했다. 일부 회원국이 공명 성명을 하자고 제안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불발로 끝났다.
2일(현지시간) AP의 보도에 따르면 아세안 외교부 장관들이 이날 화상회의로 미얀마 사태에 대해 논의했으며 미얀마 외교부 장관은 현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벌인 뒤 한 달 만에 이루어진 회의이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브루나이는 화상회의가 끝난 뒤 공동성명을 제안했으나 회원국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브루나이 따로 성명을 발표하며 "미얀마 사태에 우려를 표한다. 당사자 모두 폭력 사태를 조장하는 것을 멈추고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하길 바란다. 또한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적 해결책을 찾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얀마 정치범 석방과 관련해 유엔 미얀마 특사가 중재 역할을 하라는 요청을 들었다고 전했으나 누가 이런 제안을 했는지 말하지 않았다.
아세안 수장국인 인도네시아와 다른 회원국도 미얀마 민간인 사망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레트로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를 끝낸 뒤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고 다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걱정스럽다. 아직도 민간인 체포가 이루어지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은 미얀마 군부가 비무장 민간인을 상대로 살상 무기를 쓴 것에 '무서운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수지 여사를 포함한 정치범 석방을 통해 협상을 시작하길 바라며 이것이 (미얀마가) 민주화의 길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아세안은 오랫동안 상호 내정에 대한 불간섭 원칙으로 운영됐으나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아세안이 미얀마를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도 아세안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미얀마 군부가 법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평화적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필리핀 대표는 "우리의 요구는 기존의 상태로 완전하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그 첫 단계는 수지 여사의 즉각 석방"이라고 말했다.
아세안은 1967년에 설립된 준 국가연합으로 10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나라로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가 있으며 가입후보국으로 동티모르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