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금 이 시기에...국민들, 어떤 의도 숨어있나 궁금해해"
"의사, 고위공직자와 달라...코로나 헌신 중인 의료인 명예 누되면 안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5일 더불어민주당의 의료법 개정안 강행 처리와 관련해 "취지는 동의하지만 지금 꼭 개정 처리를 해야 하는 지 어떤 의도가 숨어 있는 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안철수 SNS 홈페이지 갈무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5일 오전 법안소위를 열고 의사가 강력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 의결을 강행하려는 데 대해 야권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시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료법 개정안을 법사위에서 의결한 뒤 26일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야당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인 점과 K방역에 비협조적인 의사들을 옥죄기 위한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의료법 개정안의 취지는 동의하지만, 지금 꼭 의료법 개정안을 밀어붙여야 하는 지에 대해선 의혹을 제기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는 의료법 개정 취지에 찬성한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의료진이 고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꼭 개정안을 밀어붙여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이 정권의 행태상 어떤 의도가 있는지 궁금해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의사를 비롯해 사회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이 그 일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한 정도의 죄를 지었다면, 그 일을 계속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라며 "어떤 특권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사는 사회적으로 선망 받는 직업이지만, 의사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며 "따라서 나는 의료법 개정 이전에 더 크고, 더 엄중하게 도덕적·법적 책무를 지겠다고 나서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고 평소의 소신임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의사는 고위공직자처럼 사회의 공적역할을 담당하거나 독점하는 직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공적책임을 요구하는 과잉제재 요소가 있다면 법안 심사과정에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며 "이 문제로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와 싸우며 헌신하고 계신 많은 의료인들의 명예에 누(累)가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에 반발해 총파업 등 강력 대응 입장을 밝혔다.
의료법 개정안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기간이 끝난 의사는 이후 5년간,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의사는 유예기간이 끝난 뒤부터 2년 간 환자를 진료할 수 없게 된다.
의협은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의료인이 범죄 구분 없이 금고의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는 것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