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충격적 이적행위"
청와대 "터무니없는 주장, 북풍 공장"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인 발언에 "무게 없이 경박"
홍준표 무소속 의원 "김종인 발언 토씨 하나 틀린 말 없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턱 없는 억측"
나경원 전 의원 "원가 된통 걸렸다는 뜻"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려 해, 제정신이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 연합뉴스)
'북한 원전 건설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9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공소장과 그들이 삭제한 파일 목록을 검토한 후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 윗선의 지시가 없고서는 이렇게 공문서를 대거 무단 파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당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청와대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북풍 공작과도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야당 대표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혹세무민하는 발언"이라며 "정부는 법적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와대 시절 남북정상회담을 기획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제1야당을 대표하시는 분께서 근거도 없는 보도를 보시고 갑자기 무슨 난리라도 일어난 것처럼 입장문을 내는 것은 대표답지 못한 것 같다. 최소한의 팩트는 확인하시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최근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4월 보궐선거가 급해도 말이다. 소속 의원의 '후궁 막말', 재보선 후보들의 실언 등 악재가 겹친다 해도, 당 대표 되시는 분께서 사실관계 확인도 하지 않고 입장문을 내는 것은 너무 했다"며 "무게 없이 경박해 보인다"고 힐난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사진 : 연합뉴스)
여야 공방은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30일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청와대의 법적 대응 방침을 비판하며 김 위원장을 두둔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의 원전 관련 '문재인 정권 이적행위' 발언은 토씨 하나 틀린 말이 없는데, 청와대가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경악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풍으로 4년간 국민을 속인 정권이 거꾸로 북풍을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며 "정권 말기가 되다 보니 이젠 악만 남았나보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같은 날 김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너무 턱없는 억측"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읽고 제 눈을 의심했다"며 "공무원의 컴퓨터 폴더에 무엇이 있었다면, 그것이 당연히 남북정상회담에서 추진됐다고 주장하시는 것이냐. 국가 운영이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에서 말과 글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책임정치의 출발이다. 본인의 발언을 책임있게 정리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당 측 서울시장 예비후보도 청와대 대응을 비난하고 나섰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대표 말 한마디에 법적 조치부터 꺼내는 대통령이라니요"라며 "제1야당 대표의 정권 비판 한마디도 듣지 못하겠다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답지 못하다"고 비적했다.
이어 "급하긴 급한가 보다, 뭔가 된통 걸렸다는 뜻"이라며 "정권 차원의 총력 대응이다. 진실이 밝혀질까 두려운 것이냐, '원전 게이트' 진실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하다하다 이제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원전까지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려 했다니 제정신이냐"며 "북한 원전 지원을 검토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이적행위다. 사실이 아니라면 정권 명운을 걸고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