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은 노동 뿐 아니라 진보정당의 정체성...면목 없다" 충격
"'너희들도 다르지 않다'는 비판 옳다...할 말 많지만 하지 않을 것"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26일 김종철 자당 전 대표의 장혜영 의원 성추행에 대해 "저도 여성 정치인으로서 당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울타리는 나름대로 안전하다고 느꼈는데 모두 착각이었던 것 같다"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기 때문에 충격을 컸음을 밝혔다.
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성평등은 노동뿐만 아니라 또한 정의당의 당명이고 진보정당의 정체성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류 의원은 현재 당원들의 분위기에 대해선 "당 분위기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느냐'라고 화가 많이 나셨다. 제대로 원칙대로 해결해야 된다고 많은 말씀을 해주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선 김종철 대표를 곧바로 직위해제를 하고 징계위원회(당기위원회)에 바로 제소를 했다"며 "벌써 이런저런 평가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 평가를 얘기하는 건 온당치 않은 것 같고, 저는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국민들에게도 "정말 실망하셨을 국민 분들과 또 정의당에 애정을 가진 분들께 부끄럽고 죄송스러웠다"며 "어떤 변명도 필요없이 '너희들도 다르지 않았다'는 비판이 참 옳다, 비판이 얼마큼이든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향후 대응에 대해선 "당 내의 다른 일들은 발생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조사를 한다든지 교육에 대해서 점검을 한다든지 당내 성평등문화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구조적 원인이 뭐다, 이렇게 딱 콕 짚어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의 '수많은 남성이 왜 빈번하게 눈앞의 여성을 자신과 동등하게 존엄하게 대하는 것에 이토록 실패하는가' 라는 발언을 인용해 "그 이유를 찾는 데서부터 시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저희가 성평등 수칙도 있고 매뉴얼도 있고 교육도 부지런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패했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이 사태와 관련 '무관용의 원칙에 입각해서 처리해야 된다'는 논평을 낸 데 대해선 "제가 알기로 충격을 넘어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수석 대변인님이 논평하셨던 걸로 알고 있다"면서 "우선 너희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 라는 비판을 저희가 지금 온전히 감당해야 할 정의당 처지를 알고 말씀하신 것 같다. 그 말씀이 모두 옳고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수긍했다.
그러면서도 "할 말 많지만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관용 원칙으로 조사하고 다른 피해를 막으라고 조언해주셨는데 분명히 정확히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4월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과연 낼 수 있겠느냐는 진단에 대해선 "이런 질문이 있을 것 같았는데 사실 저는 어떤 말도 준비할 수 없었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왜냐하면 무슨 염치로 지금 선거 전망을 하겠습니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심상정 (전)대표님은 가치와 원칙을 부여잡고 몸부림해 나가자고 하셨고, 이정미 전 대표님은 당이 책임질 시간이라고 사즉생의 각오를 새기자고 하셨다"면서 "잘못이 있으면 진지한 반성과 사과와 함께 우선 일을 바로 잡는데 집중하는 거라고 배웠다"고 현재로서는 선거 보다는 당을 추스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시사했다.
류 의원은 지난 고(故) 박원순 서울 시장의 사망에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도 빈소는 찾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7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신이 외롭지 않기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사람들의 애도 메시지를 보고 읽는다. 고인께서 얼마나 훌륭히 살아오셨는지 다시금 확인 한다"며 애도의 뜻을 전한 뒤 "저는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을 피해자와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