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행정법원에 징계처분 취소 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尹측 "文대통령 처분에 대한 소송" 靑 "피고는 법무장관" 정면 반박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에 대한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 등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대통령의 처분에 대한 소송이니깐 대통령에 대한 소송이 맞다"고 밝혔다. 출근하는 윤 총장 모습 (사진=연합뉴스tv방송 갈무리)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에 대한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 등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대통령의 처분에 대한 소송이니깐 대통령에 대한 소송이 맞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가 "행정소송의 피고는 대통령이 아니라 법무장관"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인 셈이다.
윤 총장 특별변호인 중 한 명인 이완규 변호사는 이날 밤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오늘 오후 9시 20분께 전자소송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징계 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측의 이 같은 대응에 따라 향후 문 대통령과 윤 총장 간 대결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문 대통령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피고에 대해 "대통령 처분에 대한 소송이니깐 대통령에 대한 소송이 맞다"고 주장했다.
국가공무원법(제16조 2항)에는 '대통령의 처분 또는 부작위(不作爲)의 경우에는 소속 장관을 피고로 한다'고 되어 있지만, 윤 총장 측은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번 사건이 문 대통령과 관련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윤 총장 측은 징계가 결정된 16일 오후 징계위와 청와대로부터 각 처분 결정문과 문 대통령의 명령서를 통지받고 본격적인 행정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윤 총장은 소장 작성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특별변호인단이 소송에 필요한 서류들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완규 변호사는 집행정지 신청 사유에 대해선 "보통 공무원의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는 처분이 취소돼 이길 경우 급여를 지급받으면 된다"면서도 "하지만 대한민국 검찰청이라는 법치수호 기관의 총장 직무를 2개월 정지하는 것은 해당기간 월급을 준다고 회복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총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따라 수사가 달라진다. 중요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또 새로 중요한 수사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총장 2개월의 공백이 큰데, 그걸 어떻게 회복하겠나"라고 말해 총장 부재로 진행 중인 중요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내년 시행되는 형사사법체계 변화를 앞두고 혼란이 예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윤 총장 측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윤 총장의 정치적 입장과 관련해선 선을 그었다.
이 변호사는 "여권에서 말하는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입장을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기본 입장은 (이번 징계가) 헌법과 법치주의에 대한 훼손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전날 추 장관의 징계안을 재가하면서 '임명권자로서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윤 총장 측이 징계처분 불복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불쾌감과 함께 "행정소송에서 피고는 법무부 장관이 되는 걸로 안다"고 밝혀 일각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이 '문 대통령 대 윤 총장 대립' 구도로 확산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해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