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징역7년·벌금 9억 구형…선고는 이르면 12월
검찰 "살아있는 권력 의혹으로 시작, 국정농단과 유사"
정경심,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 등 14개 혐의
◆…검찰이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결심 공판에서 정 교수에게 징역 7년에 벌금 9억원, 추징금 1억6400여만원을 구형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정 교수 사건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정당한 수사였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 심리로 5일 열린 정 교수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정 교수에게 징역 7년에 벌금 9억원, 추징금 1억6400여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이 구형량을 밝히자 방청객에서는 탄식이 쏟아졌다. 한 여성 방청객은 "참 나"라고 말했다가 구금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검찰은 최종 의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많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됐다"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의혹 제기에 따라 시작됐으며, '국정농단'과 유사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8월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각종 의혹이 제기돼 실체적 진실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수사가 불가피했다"며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른 사법적 판단에 따른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일체의 다른 고려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개혁을 추진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수사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자녀 입시비리 의혹'에 대해 "(정 교수는) 엘리트 계층으로서 교육의 대물림을 시도하고 합격을 위해 부정, 불법을 감행했다"며 "정 교수와 조 전 장관 부부는 대학교수로서 학사비리를 예방하는 데 앞장서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자녀의 성공을 위해 위법한 수단으로 대물림을 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도덕적 비난 가능성 정도를 넘어 아예 허위를 스펙으로 만든, 도를 넘은 반칙으로 범죄의 영역에 진입했다"면서 "정 교수는 입시 시스템을 훼손하고 수많은 청년과 부모들에게 상실감과 절망감을 안겼다"고 강조했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선 검찰은 "민정수석의 배우자인 정 교수가 부당한 사익을 추구한 것으로, 신종 정경유착 범행"이라며 "정 교수는 강남 건물주의 꿈을 갖고 막대한 재산증식을 약속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에게 거액을 투자해 특혜성 수익을 보장받는 방법으로 공적 지위를 오남용했다"고 꼬집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고위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백지신탁 제도를 무너뜨리고,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한 사건"이라며 "정 교수는 누구보다도 청렴성이 요구되는데도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정 교수와 조씨는 상호 유착해 부당한 이익을 주고받는 '기브 앤 테이크' 관계였다"고 말했다. 조씨와 정 교수의 공모 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조씨의 1심 재판부 판단과 정면 배치되는 주장이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5일 오전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에 대해 14개의 혐의를 적용받았다. 정 교수는 딸 조모씨의 입시 과정에서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등의 허위 인턴확인서 등을 입시에 활용해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 입시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와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를 받는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는 남동생 정모씨와 함께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회삿돈 1억5795만원을 횡령한 혐의(업무상횡령)와 금융위원회에 거짓 변경보고를 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로부터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 전지업체 WFM의 미공개 정보를 전달받아 지난해 1~11월 차명으로 약 7억13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수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도 받는다.
이와 함께 조 전 장관의 민정수석 재임 시절인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및 백지신탁 의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차명계좌 6개를 이용해 790회의 금융거래를 해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 검찰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 동양대 연구실 및 주거지의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거나 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적용했다.
정 교수의 1심 재판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10월18일 첫 공판 이후 1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정 교수 재판의 1심 선고는 이르면 오는 12월께 내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