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무역 등 입장 차 커...반면, 중국 정책 등엔 비슷한 시각
신종 코로나 대응-보건-세금 정책 등 국내 정책에서도 간극 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무역, 안보 등 국제 문제에서부터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등 국내 문제까지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가 뚜렷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선 경쟁 중인 양 후보(사진=VOA, AFP제공)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무역, 안보 등 국제 문제에서부터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등 국내 문제까지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가 뚜렷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대통령 선거일을 불과 사흘 앞둔 31일 미국의소리(VOA)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국제·국내 문제에 대한 입장차가 분명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 기조는 '미국 우선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는 반면 바이든 후보는 '국제 협력'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VOA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20일 취임 연설에서 "오늘부터 새로운 비전이 이 땅을 통치할 것이다. 오늘부터는 오로지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라고 천명했다.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나는 동맹들과 우방국들과 연대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적들에 대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국은 더 이상 독재자들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제 안보, 트럼프 '국방비 증액' vs 바이든 '감소'...해외주둔 미군 축소는 공감
국제 안보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비 증액과 미군 강화를 주장하는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국방비 지출 축소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해외주둔 미군의 규모 축소엔 두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주둔 미군 규모 축소와 관련,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는 물론 동맹국인 한국과 독일에서도 미군을 줄이려 하고 있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동맹국들이 미국에 국방비를 빚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고, 상호방위 의무를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도 "민주당 정강정책은 끝없이 지속되고 있는 전쟁들을 책임있는 방식으로 종료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해외주둔 미군의 규모를 줄일 것을 약속했다. 다만 국방비 지출 축소를 강조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 동맹 관계...트럼프 '적극적인 일방주의' vs 바이든 '국제적·동맹 친화적 외교'
전문가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국제주의자이며, 상원 외교위원장 당시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들의 지도자들과 강력한 유대관계를 맺었었다고 평가했다.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의 찰스 스티븐슨 외교학 교수는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인 일방주의(unilateralism)를 실행했고, 바이든 후보는 국제적이며 협력적이고 동맹 친화적인 외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부분의 미국 대통령들과 매우 다른 외교 정책을 펼쳤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동맹 관계와 국제기구들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반면, 민주당은 정강정책에서 현재 미국과 여러 나라의 관계들이 깨졌다고 지적하며, 이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 역시 외교 정책 계획의 상당 부분을 동맹과의 관계 복구와 국제기구와의 협력에 할애했다.
◆ 무역...트럼프 '양자 협상' 중심 vs 바이든 ''관세 일부 철회' 시사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은 다자간 조약보다는 양자 협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과 같이 미국을 공정하게 대하지 않는 나라에 징벌적 관세를 물린 게 대표적 사례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통해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으로 대체했다. 다만 중국과 오랫동안 벌이고 있는 무역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재가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관세도 일부 철회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 대 중국 정책...트럼프와 바이든 누가 승리하든 중국 강경 입장 변하지 않을 듯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모두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 정상회담을 열었다. 하지만 2018년 중국에 보복관세를 물리고, 중국이 반격에 나서면서 두 나라간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또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에 중국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고, 동시에 틱톡과 위챗과 같은 중국 앱의 미국내 사용을 금지시켰다.
바이든 후보도 중국의 무역 관행에 대한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더해 중국의 인권 유린에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윌슨센터의 로버트 달리 미중관계연구소장은 "미국과 중국 관계는 근본적으로 논쟁적이고 적대적이기에 트럼프 2기 정부든 바이든 정부든 같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트럼프 '백신개발 우선' vs 바이든 '확산 억제 중요'
미국 국내 현안으로는 가장 중요하게 꼽히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개발과 감염자 치료'에 집중하는 반면 바이든은 '백신·치료제 개발과 확산 방지' 집중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와 첫 TV 토론에서 "우리는 가운과 마스크를 확보했고 산소호흡기도 만들었다"며 "당신은 호흡기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몇 주 후면 백신도 개발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 역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지지하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의 확산을 억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국적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합법적일 뿐 아니라 필요한 조치라고 거듭 밝히고 있다.
◆ 보건 정책...트럼프 '오바마케어 폐지' vs 바이든 '전국민 건강보험법 확대'
트럼프 정부는 연방 대법원에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를 요청했다. 폐지될 경우 약 2천300만 명의 미국인들이 의료 보험을 잃을 수 있다. 그는 보다 저렴하고 나은 보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내지 않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전국민건강보험법을 더욱 확대하고, '노령층 건강보험(메디케어)' 수혜 기준이 되는 나이도 65살에서 60살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 세금...트럼프 '세금감면법'지지 vs 바이든 '양도소득세 인상'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연방 의회가 처리한 세금감면법안에 서명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부자와 거대 기업들을 위한 것이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를 되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판매했을 때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과세인 양도소득세와 관련해 바이든 후보는 세금을 올리는 데 찬성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양도소득세를 없애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들은 경제를 가장 중요한 대선 현안으로 보고 있다. 8월 실시된 조사에서 79%가 지지 후보 결정에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고, 이어 보건과 대법관 지명 문제였다. 외교 정책은 중요도에서 6위를 차지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