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양적완화, 평균물가목표제로 인한 대규모 통화공급
국채금리, 주가 안정으로 안전 자산인 국제 달러화에 대한 수요 해소
재정적자로 인한 통화공급의 확대가 미국시장 신뢰 떨어트려
美 경제회복 지연, 코로나19가 변수
미국 달러화가 5월 중순부터 선진국과 신흥국 통화에 대해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3월,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자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지만 5월 중순부터 선진국 대비 달러화지수가 6.7%, 신흥국 대비 4.0% 하락했다.
◆…<사진 = 연합뉴스>
국제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연준이 코로나19의 충격에 기인한 경기침체와 신용경색 완화를 위해 단기간에 대규모 통화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 달러화 약세의 가장 큰 요인이다.
◆ 미 연준의 양적완화정책과 평균물가목표제 도입
최근 미국 연준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주식시장과 국채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양적완화정책과 제로금리정책을 재개했다. 그 결과로 연준의 자산은 6개월 만에 2.8조 달러가 증가하여 8월 26일 현재 7조 달러다. 기준금리는 3월 14일 0~0.25%로 인하된 뒤 유지되고 있다.
또한, 연준은 통화스왑 대상 중앙은행을 기존 상설 5개국에서 14개국으로 확대하여 국제금융시장에도 달러화 공급을 확대하여 달러화 수급 악화를 해소하는 한편 지난 8월 27일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했다. 평균물가목표제는 물가상승률이 일정 기간 지속해서 목표치인 2%를 밑돌 때 일정 기간 2%를 상회하도록 하고, 물가상승률이 일정 기간 2%를 넘어서도 금리 인상을 하지 않기 위함이다. 대규모 달러화의 공급과 평균물가목표제의 도입은 결과적으로 장기적인 달러화 약세 요인이 될 전망이다.
◆ 달러화 가수요 해소
코로나19가 확산되었던 지난 3월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가수요가 급증하며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때문에 국채금리와 주가가 안정세를 회복하면서 8월의 주가는 다른 선진국들과 함께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에 달러화의 가수요도 해소된 것이 달러화 약세의 또 다른 요인이다.
◆ 재정적자의 증가로 통화공급 확대
미국 정부는 코로나19의 대책으로 실업수당, 중소기업 대출 지원, 가계지원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재정적자는 지난 2/4분기 중 2조 달러 급증하였는데, 2019년 연간 적자 1조 달러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미국의 정부 부채는 8월 말 20.8조 달러에 달하는데 이러한 재정적자 급증과 부채부담은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의 경제 부진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 세금의 인상이 소비와 투자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이런 미국 정부 재정적자의 증가가 연준 통화공급의 확대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적자국채의 발행이 증대될수록 국채금리 상승 위험이 커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 연준이 적극적인 양적완화정책으로 금리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계속해서 장기간 국채발행과 통화공급이 반복될 경우 국제투자자들로부터 신뢰가 떨어져 달러화 약세와 함께 금리상승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경제에 대한 충격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회복 지연
미국의 경제회복은 코로나19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MF는 미국경제 성장률이 전년 대비 –8.0%로 역성장하지만 2021년에는 4.5%로 회복되리라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되지 않는다면 경제회복은 IMF의 전망보다 매우 더딜 것이라 예상된다.
달러화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신흥국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