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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시계 흐린 아시아나항공, HDC현산 인수 난항

  • 보도 : 2020.06.11 08:00
  • 수정 : 2020.06.11 10:57

HDC현산, 추가 부채 4.5조 발견 인수 원점서 재검토 요청
산은, HDC현산 인수의지 환영… 직접 만나서 협상하자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 경영 불투명한 점이 최대 걸림돌

조세일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실사과정에서 대규모 부채가 발견되는 등 매각작업이 미궁에 빠져들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그룹의 명운을 걸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뛰어든 HDC현대산업개발이 곤혹스런 상황에 빠졌다. 

지난 9일 현대산업개발은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의사 확인 요구에 크게 반발하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현대산업개발은 4조 5000억원의 추가부채 발생, 심각한 자본잠식, 계약 이후 1분기 순손실 8000억원 발생 등을 근거로 원칙적인 인수의사를 밝히면서도 최종 계약종결시점을 연장하는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산업은행이 HDC현산측의 재협상 요청에 응하지 않다가 오는 27일까지 최종인수의사를 밝히라고 통보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10일 입장문을 내고 HDC현산이 인수의지를 확인해준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공식 반응을 내놨다. 다만 HDC현산이 요구한 서면이 아니라 당사자 간 직접 만나 협상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산업은행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장의 추측에도 불구하고 인수 의지를 밝힌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인수 의지를 밝혔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양측이 만나서 협상을 벌이더라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수 가격의 조정을 두고 양측의 인식차가 크다는 점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회계전문가들은 “HDC현산이 추가 부채로 밝힌 2조 8000억원은 2019년에 적용되는 항공기 운용리스의 부채인식 기준으로 IFRS1116호를 근거로 부채를 추가 인식해야 할 금액이 밝혀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과거 금호산업 등 대주주의 자금력 부족으로 항공기를 구입할 때 상대적으로 이자비용이 싼 금융리스 대신 리스료가 비싼 운용리스로 구입한 탓에 이익률이 현저하게 낮아 경영실적을 악화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IFRS기준서 1116호는 항공사의 경우 리스회계처리에서 운용리스도 궁극적으로 차입거래로 인식하고 부채로 인식하는 것이 보다 공정한 회계처리라며 2019년 회계연도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오 모 회계사는 “기준서1116호는 2019년 이전에 공표된 내용으로 매각계약 체결 시에 충분히 재무제표의 주석사항으로 공시하거나 인수자에게 계약 후 주요사항에 통지해야 할 내용이다”며 “항공사를 인수하는 인수자 입장에서도 충분히 사전에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반문했다.

코로나19로 아시아나의 영업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추가차입 1조 7000억원이나 영구채에 관련된 사항은 인수자와 사전 교감을 해야 할 사항이며 통상적인 M&A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채권자간에 서로 긴밀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M&A전문가의 전언이다.

작년 12월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매입가격을 2조 5000억원으로 제시해 낙찰 받았다. 이미 계약금 2500억원과 1차 유상증자 4075억원을 투입해 현재까지 모두 6575억원의 거액이 투입됐다. 컨소시엄은 인수 후 통합 시너지를 위한 외부컨설팅을 수행하던 중 지난 4월 인수 실사팀을 철수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사실상 휴업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막대한 고정비를 인수자가 고스란히 떠안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커 항공운수업의 미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HDC현산은 결국 인수를 포기하는 카드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 이 경우 인수계약금 2500억원에 대하여 금호산업에 대해 신의성실 위반을 이유로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채권단인 산업은행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전망이다.

M&A전문가들은 “산업은행이 HDC현산의 11회에 걸친 재협상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이달 27일까지 최종 인수의향을 묻는 공문으로 인수자를 압박하자 인수자는 재협상할 것을 요구하며 인수의사를 밝히는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산업의 불투명한 미래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이해당사자간의 합의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기업분석가들은 "이번 인수가 무산될 경우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분리매각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업의 영업환경이 악화돼 새로운 인수자가 나서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들은 “결국 IFRS 1116호에 따른 추가부채 문제는 당사자간 협의로 풀어야 할 과제이며 추가적인 손실과 차입금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상황임을 감안해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M&A전문가들은 “과거 대우건설 등 채권단으로서 산업은행이 보여준 행태는 내부 규정과 계약서 준수를 고집하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매각에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면서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매각이 실패할 경우 코로나19와 같은 비상시국에 대처하는 채권단의 능력에 의심을 받을 여지가 크다”며 적정 수준의 매각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산업은행의 압박감이 협상의 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기준의 변경과 관련된 회계처리 문제나 차입금 증가 문제 보다 코로나19 이후 아시아나항공을 평가하는 기준이 더욱 중요한 시점인 점을 감안해 인수자와 채권자간 긴밀한 협의로 이 사태를 넘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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