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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따라 역사 따라]

왕오천축국전과 계장호적문서

  • 보도 : 2020.05.12 09:00
  • 수정 : 2020.05.12 09:00

조세일보

◆…신라시대 승려 혜초(慧超)가 지은 인도 여행기 왕오천축국전.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중국 간쑤성(甘肅省) 둔황현(敦煌縣) 남동쪽 20킬로미터 지점에 가면 석굴사원 막고굴(莫高窟)이 있다.

유럽인들이 열었던 대항해 시대 이전에 유럽과 아시아의 교류는 실크로드를 통해 이뤄졌는데 둔황은 오아시스가 있던 실크로드의 관문으로서 풍부한 교류가 있었던 경제활동의 중심지이었기 때문에 이곳 산비탈에 천여개의 굴을 파고 승려들이 예배와 참선을 위해 사원을 지었다.

이 석굴들은 벽면이 채색화로 되어 있고 약 5만점의 불교경전과 문서, 예술품들이 발견되어 인류의 소중한 유물로서 알려지게 되었다.

1908년 프랑스의 동양학자 펠리오(Pelliot)가 이 둔황 석굴에 와서 헐값으로 사간 자료 중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신라 승려 혜초(慧超,704-787)가 727년에 쓴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이 있다.

왕오천축국전은 3권중 한권 요약본만 남아 있는데 혜초가 고대 인도 북부의 5개천축국(동, 서,남, 북, 중)을 여행하고 쓴 여행기로서 일본인 다카쿠스에 의해 1915년 신라의 혜초가 썼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1943년에 최남선이 번역 및 해제를 붙여서 국내에 알려졌다.

이처럼 귀중한 고대 인도 여행기인 왕오천축국전 이외에도 펠리오는 다른 유물들 7천여점을 사 가서 현재는 이들 유물이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이 자료 중에 세제사 중에 중요한 문서는 북위 시대의 균전제를 알 수 있는 서위(西魏) 시대의 계장호적문서(計帳戶籍文書)이다.

중국에서 유비, 손권, 조조가 싸웠던 삼국시대가 위에 의하여 통일되고 사마의의 후손에 의하여 세워진 진(晉)이 멸망하고 중국에는 오랑캐라고 불렸던 북부 유목민들의 침략과 지배시대가 왔다.

이후 중국 북부는 북위(北魏)에 의하여 통일되었는데 선비족이 세웠던 북위는 도읍지를 낙양으로 옮긴 후 한화정책(漢化政策)을 펴서 한족들을 관료로 많이 중용하고 한족과 통혼정책을 통해 안정적인 정권을 유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3장제를 도입하고 균등한 토지분배를 통해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자 했는데 토지국유화를 기반으로 공평한 사회를 세우고자 도입한 토지제도인 균전제(均田制)가 486년 북위 효문제 시대에 이안세의 건의로 도입됐다.

삼장제는 4집에 인장(隣長) 1명을 두고 5린에는 이장(里長) 1명을 두며, 5리에는 1명의 당장(黨長)을 두어 인구수를 정확히 파악해 납세의 기반을 삼고 세금징수를 가능하게 국민들을 조직화했다.

한편 토지제도인 균전제는 국가가 토지를 국민들에게 분배하여 주는데 상전(桑田)과 노전(露田)으로 구분해 토지를 분배했다. 상전은 집을 짓거나 나무를 심는 땅으로서 반환되지 않는 토지고, 노전은 나이가 들거나(70세), 죽으면 국가에 반납하는 토지로서 식구수를 고려하여 지급했다.

토지는 남자 1명당 40무(畝), 여자의 경우 20무를 지급했고 노비가 있으면 양민과 같이 토지를 지급했다. 또 소를 갖고 있으면 4마리를 한도로 한 마리당 30무를 더 지급받았다. 세금은 조(租)를 징수했는데 부부의 경우 쌀 2가마, 정1인이 경우 그 1/4, 노비의 경우 부부의 1/8, 소를 갖고 있는 경우 부부의 1/20을 징수하였다.

이 북위는 나중에 분열되어 동위(東魏)와 서위(西魏)로 분열되는데 북위시대의 균전제는 서위시대에도 유지되었다.

프랑스 탐험 고고학자인 펠리오가 헐값으로 사간 둔황석굴 유물 중에 발견된 왕오천축국전과 북위시대에 적용되었던 균전제의 흔적을 확인한 서위시대의 계장호적문서는 인류의 귀중한 유산이지만 특히 서위시대의 계장호적문서는 중원을 지배하며 통일국가를 만들었던 북위시대에 꿈꾸었던 공평한 세금세상을 엿볼 수 있는 인류의 귀중한 유산임에 틀림이 없다.

인덕회계법인
문점식 부대표

[약력] 현)인덕회계법인 부대표, 공인회계사
전)아시아태평양회계사회 이사, 전)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전)한국세무학회 부회장
[저서]“역사 속 세금이야기”
[이메일] jsmoon@induka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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