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확증도 없이 'n번방' 얘기해 상대방에 빌미 주는 짓해"
"가급적 입을 좀 닫고 있어라...오히려 선거에 도움된다" 맹질타
총선 판세 관련 "정상 선거와 달라, 당당히 불분명하게 보여" 우려감
◆…9일 자당 후보들의 막말 논란에 사과하는 김종인 미래한국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1일 황교안 대표에게 "당 지도부에 지시해서 '제발 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 황교안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황 대표와 만나 최근 막말 논란과 관련해 우려감을 나타내며 "예를 들면 (이진복) 총괄선대본부장이 'n번방 사태'를 확증도 없이 얘기하면 혼란스러움을 일으키고 쓸 데 없이 상대방에게 빌미 주는 짓이 된다"고 이진복 본부장을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나아가 "가급적 입을 좀 닫고 계시라 해라"며 "다른 건 못하더라도 입을 닫음으로써 오히려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거듭 질타성 발언을 내쏟았다.
그는 또 "차명진 후보 같은 사람을 윤리위가 그런 식으로 판단한 걸 납득할 수 없다"며 "이미 정치적으로는 후보가 아니라는 걸 천명했으면 윤리위도 정치 상황을 고려한 판단을 해야지 무슨 재판하는 식으로 '요건이 되느냐 안 되느냐' 소란만 지속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에 황 대표는 "어제 저녁에 제가 입장문을 내서 정리를 했다"고 답했다. 전날 차 후보에 대해 '더 이상 통합당 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점을 언급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총선 판세와 관련해선 "정상적인 선거라면 지난 3년 문재인정부 실책을 판단하면 야당이 쉽게 이길 수 있는 선거여야 된다"며 "이번 선거는 코로나 사태가 겹쳐서 그런지 모르지만 상당히 불분명하게 보이는 것 같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다만 "결국 국민들이 실생활을 어떻게 느끼느냐가 선거에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가 현 경제상황이 심각하다고 인식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거를 하니까, 서울시 유권자들의 표심을 믿는 것"이라고 마지막까지 여론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특히 종로 같은 데서, 지금까지 한국 정치사에서의 큰 변화를 이룬 것은 서울 총선 결과가 결국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이번에도 그런 현상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회동후 기자들이 황 대표에게 '김 위원장이 이진복 위원장을 경고하라고 요구'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n번방 사건' 관계자들을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여성·아동, 범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일관해야 한다"며 즉답은 회피했다. 이 본부장은 황 대표의 특보단장을 지낸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차명진 후보 추가 조치' 여부에 대해선 황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이 말씀하셨고 어제는 제가 별도의 입장문을 내서 밝혔다"면서 "그 이상의 무슨 조치가 필요하겠냐"고 잘라 답했다. 더 이상 차 후보 문제를 거론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