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 의장 "발병지는 중국이지만 한국 등 감염자 많이 발생" 강조
에스퍼 장관 "주한미군 적극적 방역 조치 취하고 있다"
방위비분담금에 대해선, 韓 '합리적 수준' vs 美 '높은 인상'
美 하원, 한미 방위비 문제로 동맹관계 압박 우려 목소리도 나와
◆…미국 군 최고위급 인사인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26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한미 연합훈련 축소 또는 연기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사진=VOA, 미국방부 제공)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2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 또는 연기할지에 대한 판단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7일 전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 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COVID-19로 인한 훈련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점을 재확인 한 셈이다.
VOA 보도에 따르면, 밀리 합참의장은 이날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COVID-19 확산이 연합훈련과 미군의 전반적인 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미-한 연합훈련을 계속하거나 연기할지, 또는 조정할지에 대해 매우 고심하고 있다"고 대답해 한·미 연합훈련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밀리 의장은 "바이러스 발병 중심지는 중국이지만, 그 외 국가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이탈리아 등 순으로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연기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한 연합훈련 여부와 관련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박한기 합참의장의 최종 권고 내용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주한미군 병사의 감염이 확인된 뒤 하루 만에 미군 최고위급 인사가 사태의 중대성을 고려해 훈련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밀리 의장은 특히 "보다 넓은 안보적 관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여기고 있다"며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군과 국방부가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한반도 상황에 대해 에이브럼스 사령관에게 자주 보고 받고 있다며 "최우선 과제는 주한미군과 가족 보호, 그리고 임무 달성을 위한 능력을 보장하는데 있다"고 가세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사령관에게 검역과 관련한 구체적 지침을 내렸으며,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미 부대의 출입 통제 등 적극적인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군의 순환배치에 따른 바이러스의 미 본토 확산 우려에 대해 묻는 질문에, "주한미군사령관, 인도태평양사령관, 국방부 인사-대비태세 차관실과 적극 조율해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교착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민주당 소속인 애덤 스미스 군사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러시아와 중국 등 전략적 경쟁자들이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불필요하게 동맹을 압박하거나 폄훼하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동맹을 압박하는 사례로 한국과 일본에 과도한 방위비 분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행위를 들었다.
길 시스네로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미·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 갈등과 이에 따른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대비태세 유지의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밀리 의장은 "주한미군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제2의 한국전쟁 발발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미·한 상호방위조약을 유지하고 주한미군을 계속 배치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고 VOA는 전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24일 회담에서 미타결 상태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에 대해 논의했지만 상호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끝났다.
우리측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타결'을 희망했지만 미국측은 '예년보다 높은 방위비 인상' 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두 장관은 이날 오후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과 인식 차이가 있지만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준에서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에스퍼 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미국에게 최우선 과제"라며 "한국은 방위비를 더 분담할 능력이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 간극차이를 재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