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회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 석권한 '기생충' 팀 초청 오찬
文 "한국, 문화 전반에서 인정받는 세계적 문화 됐다" 치하
'스크린 상한제' '영화 아카데미' 등 지원 약속 "간섭, 절대 없을 것"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팀'을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불평등 해소를 최고 국정 목표로 삼았는데 그게 반대도 많이 있고 속 시원하게 금방금방 성과 나타나지 않아서 매우 애가 탄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스텝진을 초청, 오찬을 같이 하면서 이같이 말하며 "나는 (영화)기생충이 보여준 사회의식에 깊이 공감한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불평등이 하도 견고해져서 마치 새로운 경험처럼 느껴질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기생충 영화를 통해 우리 문화·예술이 어느 특정한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우수하고 세계적이란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면서 "이미 비티에스(BTS)를 비롯해서 케이팝에 대해 전세계가 경탄하고 있고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한국 드라마가 많은 나라에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또 "약간 방향을 바꿔 보면 세계 유수의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도 가장 많은 입상자를 배출한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라며 "이렇게 한국은 일부 분야 아니라 문화 전반에서 정말 이미 변방 문화가 아닌 세계 중심부에 진입해 인정받는 세계적 문화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생충이 워낙 빼어나고 봉 감독이 워낙 탁월해서 비영화권 영화라는 그 장벽을 무너뜨리고 최고의 영화, 최고의 감독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치하한 뒤 "그리고 그 자랑스러움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려움 겪는 우리 국민에게 자부심이 됐고 아주 많은 용기 줬다. 그 점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물론 아직까지 문화·예술산업 분야가 다 저변이 아주 풍부하다거나 두텁다거나 그렇게 말할 순 없을 거다"면서 "문화·예술계도 기생충 영화가 보여준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제작 현장이나 배급·상영·유통구조에서도 여전히 붙평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영화 산업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표준 근로시간제, 주 52시간 등이 지켜지도록, 그 점에서도 봉 감독과 제작사가 솔선수범 준수해주었는데 경의를 표한다"며 "영화 작업이란 게 늘 단속적인 것이라서 일이 없는 기간 동안 영화 산업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복지가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화 유통 구조에서 있어도 독과점을 막을 스크린 상한제가 빨리 시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한마디로 영화산업 융성을 위해 영화 아카데미 지원을 늘리는 등 확실히 지원하겠다. 그러나 간섭은 절대 없을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이 부분에선 참석자들의 웃음도 터져 나왔다.
이에 봉 감독은 "일단 오늘 이 자리 이렇게 모이게 돼 영광스럽고 감사드린다"며 "영광스럽게 대통령 내외분과 함께 좋은 자리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화답했다.
봉 감독은 이어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대해 "대통령님께서 길게 말씀하시는 것 보면서 저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며 "지금 언급하신 게 거의 시나리오 2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양인데, 암기하신 거 같진 않고 평소 체화된 이슈에 대한 주제의식이 있기에 줄줄줄 풀어내신 것 같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는 또 "미국서 많은 시상식 갔지만 지금 말씀하신 것의 1/4 정도의 짧은 스피치도 프롬프터 보면서 한다"면서 "(대통령께선) 어떻게 하시는 건지 의식의 흐름인지 궁금해요. 논리 흐름과 완벽한 어휘 선택하시면서 기승전결로 마무리하는 거보며 저는 글 쓰는 사람으로서 충격에 빠져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후 배우 송강호씨가 문 대통령 부부에게 봉 감독의 각본집 2권을 전달했고, 인왕실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 메뉴는 준비한 메뉴 외에도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봉 감독 일행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짜파구리도 맛보기로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