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뜻 없었다···검찰 인해 우리 사회 진통, 고민 끝 결정한 것”
전관예우 거부···"모든 검사가 그러진 않아. 존경받는 선배 되려"
공소장 공개 여부 “오해에서 생긴 것으로 봐...요약 공개하지 않았나"
검찰개혁의 완성 “검경 수사권 조정···대통령 공
◆…소병철 전 대구고검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대담에서 "정치에 뜻이 없었지만 지난해 검찰로 인해 우리 사회가 진통을 겪는 것으로 보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사진=김현전 뉴스쇼 캡처)
2013년 대구고검장을 끝으로 검찰 일선에서 물러났던 소병철 전 고검장이 6일 자신이 더불어민주당의 제4호 영입인재로 발탁된 데 대해 "혹시라도 (민주)당에서 고향을 위해서 봉사할 기회를 주신다면 더욱 보람 있겠다"고 말했다.
소 전 고검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정치가 원래 계획에 있던 거냐'는 물음에 대해 "지난번 총선 때 여러 당의 제안을 받았다. 그때 언론에 정치 안 한다고 선언까지 했던 게···, (지금) 왜냐하면 언론에 견딜 수가 없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국민들은 정치에 대해서 그렇게 호감적이진 않지만 중요한 게 정치"라면서 "지난해 우리 사회가 검찰 때문에 진통을 겪었는데 검찰을 떠난 저로서도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었고, 또 검찰 후배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논의 사항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의견을 내볼 수 있는 여지가 없을까(해서)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제가 먼저 찾아갔던 건 아니고요. 연말에 제안이 왔을 때 좀 고민하다가 승낙을 했습니다마는 굉장한 힘든 일이었다"고 정치권에 발을 내딛게 된 사유를 설명했다.
'4·15 총선에서 출마지가 어디냐'는 물음엔 "현재 아직 당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절차에 따라 정해질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고향인 전남 순천 지역 출마를 희망했다.
진행자가 '그 지역엔 이정현 (무소속·전 새누리당 대표)의원이 있다'고 언급하자, 소 전 고검장은 "(이정현 의원) 며칠 전 신문을 보니까 (종로 출마 선언으로) 나오셨더라고요"라며 "친구는 맞지만 정치적인 길이 다르다. 자주 교분은 없지만 (이 의원의) 인물 됨됨이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앞서 서울 종로지역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2013년 퇴임이후 전관예우가 가능한 변호사 개업을 마다하고, 무보수로 고향의 순천대 교수로 간'데 대해서는 "전관예우 문제가 법조계에 대한 불신의 한 요인이지 않냐"면서 "변호사가 굉장히 중요한 직업이지만 전관예우에 대해 조금이라도 국민들께 신뢰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 끝에 학교에 가서 교편을 잡아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하나, 욕심이 30여 년 법무검찰에 있었다. 후배들한테 뭔가 '우리 검찰에도 이렇게 참 존경할 만한 상대(선배)가 있다' 이런 이야기 듣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 하나가 무슨 영향이 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법조인이 전부 전관예우만 하는 건 아니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 그것이 법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더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소 전 고검장은 '전관예우 진짜 실태가 어땠느냐'는 물음엔 "제가 안 해 봐서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던 게 근래 검찰 간부와 법원에 있었던 분(판사), 두 분의 사건이 터지면서 그 수임내역이 공개됐다"며 "사실 전관들 중에 그렇지 않은 변호사도 많이 있다. 그러나 국민들 기억에는 천문학적인 숫자구나. 그게 너무 (각인된 거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제가 변호사를 직접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실태를 모르고 듣는 정도"라며 "그러나 그게 사건화됐었으니까. 그 사건 때문에..."라고 말을 흐렸다.
그러면서 "제 경험으로는 그런 경우(대규모 전관예우)는 없었고 인간사는 세상이니까 어제 같이 근무했던 분이 오면 왔을 때 앉으시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사건 당사자들이 오해를 해요"라면서 "그래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정말 '오이밭에 가서 신발끈 매지 말고 이하부정관이다' 그런 말이 법조인한테는 평생 지켜야 될 그런 규율·계율이다"고 안타까워했다.
'청와대 선거개입-하명수사 관련 13인에 대한 공소장 공개 거부'와 관련해선 소 전 고검장은 "자기에 대한 혐의 내용이 있으니 공소장은 피고인한테 당연히 준다. 그리고 국회에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서 공소장 요구를 해왔다"라면서도 "그런데 문제가 된 건 공소장을 요약해서 주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이걸 마치 전체를 공개 안하는 것처럼 오해가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제게 의견을 물어보신다면 추미애 장관의 방향은 좋다"면서도 "그러나 조금 절차를, 여론도 수렴해서 어느 정도 어떤 범위에서 공개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국회에 제출하는 문건이니 국회와 협의가 좀 있었더라면 추 장관께서 의도하신 그 좋은 취지가 이렇게 그냥 논란에 덜 휩싸였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공소장 비공개 시점에 대해서도' 소 전 고검장은 "그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이런 시비 제기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시비가 '편파적이지 않다'라고 되려면 앞으로 모든 사건들, 정치적 논란이 있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어떤 기준을 설정해서 거기에 따라서 진행이 돼야 한다"며 "'앞으로 공소장 공개에 대해서는 국민의 알권리와 피고인의 인권, 공정한 재판 이런 가치들이 조화롭게 승화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면 훗날 평가가 달라질 수 있겠죠"라고 부연설명했다.
소 전 고검장은 '검찰 개혁과 관련해선' 개인적 소견임을 전제로 "검찰 권한의 적절한 분산, 정치적 중립성 보장 그리고 검찰 스스로의 잘못에 대한 엄정한 처리 등은 이번에 법이 통과돼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그런데 더 중요한 게 검찰 개혁은 우선 큰 부분이 경찰 개혁하고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 (검·경)수사권(조정)에 대대적인 변화가 66년 만에 일어나고 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피부에 와 닿는 문제인데 지금 국회에서 이 부분이 처리가 안 되는 게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이 이미 제출돼 국회에 계류돼 있다. 국회에서 통과만 시켜주면 되는 거"라며 "우리가 해방 이래 66년 만에 처음 고쳤다. 그거 대단한 거"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정치는 결국은 유권자의 지지를 가지고 하는 거 아닙니까?"면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면 그걸 이행하는 게 거짓말입니까, 이행하지 않는 게 거짓말입니까?"라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