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식석상서 처음으로 '주한미군 철수' 언급...분담금 압박
"주한미군 철수, 주둔 모두 가능 옵션...주둔시 한국 분담금 늘려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3일(현지시간) 런던 주미대사관에서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와 주둔 옵션'에 대해 언급했다(사진=VOA, 백악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3일과 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를 앞두고 마침내 주한미군 철수와 주둔이 모두 가능한 옵션이라고 밝히며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압박,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대사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공동기자회견 도중 '한반도에 미군을 계속 주둔하는 게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문제가 논쟁이 될 수 있다"며 "나는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I can go either way. I could make arguments both ways)"고 답했다고 VOA가 4일 전했다.
이 매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든 주둔이든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고, 둘 모두 주장할 수 있는데 미군이 주둔할 경우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십억 달러를 지불해 미군이 추가 병력을 보내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연간 5억 달러는 큰 돈이지만 여전히 우리가 지불한 비용보다는 적다"면서 "현재 한국과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협상 중인데, 그들은 매우 부유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는 데 엄청난 돈을 쓰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분담금을 상당히 더 많이 내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VOA는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촉구했다"며 "현재 5개 나라와 방위금 분담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들 나라는 모두 '부자 나라'"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동안 미 행정부 관계자들이 한미 분담금 협상이 실패할 경우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 가능성을 언급한 적은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압박하며 주한미군 철수까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최근 지속적으로 흘러나오는 한미 동맹의 파열음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오늘부터 이틀간 열리는 워싱턴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4차 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 양측은 지난달 19일 서울에서 3차 회의를 열었지만 미국 측이 회의 도중 협상장을 뛰쳐나가는 바람에 회의가 무산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