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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사] 유한킴벌리 ①

유한킴벌리, 대주주 국적 바꿔가며 거액 조세회피

  • 보도 : 2019.10.23 08:00
  • 수정 : 2019.10.23 08:00

대주주 국적 미국·캐나다서 헝가리 변경, 배당세 10%→5%로 절세
BEPS 활용해 헝가리 법인세 면제 특례 활용한 절세전략 구사
킴벌리, 국적 변경 후 14년간 배당관련 309억원 조세회피 효과

유한킴벌리 본사 사진 전경

◆…유한킴벌리 본사 건물 전경. 사진=임민원 기자

유한킴벌리 대주주인 미국 킴벌리클라크와 캐나다 킴벌리클라크가 각각 10%와 15%인 배당관련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국적을 헝가리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한킴벌리의 외국인 대주주는 한국과 헝가리가 조세조약에 따라 5%의 배당관련 세를 징수하도록 한 점을 이용해 국제적인 절세 전략을 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한킴벌리의 외국인 대주주는 지난 14년간 한국에서 내야할 309억원의 배당관련 세금를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전문가들은 유한킴벌리의 대주주들이 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세원잠식과 소득이전)를 활용해 조세를 회피하고 있으며 주요 선진국들은 이 같은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한킴벌리의 대주주는 미국 법인 KCC(Kimberly-Clark Corp., 지분 23.6%)와 캐나다 법인 KCI(Kimberly-Clark Inc., 지분 46.4%)로 구성돼 있었다.

킴벌리클라크측은 2005년 지분을 헝가리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배당관련 세금을 회피하고 나섰다. 당시 한국과 캐나다는 15%의 배당관련 세를 원천징수하도록 되어있어 KCI는 지분 46.4%를 보유한 1대 주주로 최고 15%의 배당관련 세를 한국에 납부해야 했다. KCI는 이를 감안해 국적을 캐나다에서 헝가리의 킴벌리클라크 트레이딩(KCT)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유한킴벌리의 지분 46.4%를 보유한 KCT는 한·헝가리 조세조약에 따라 원천징수 최고 5%만 납부하고 한국에서 조세를 회피하고자 했다.

한편 유한킴벌리의 지분 23.6%를 보유한 미국 KCC는 그동안 최고 10%의 배당세를 납부해야 했다. 미국 KCC 또한 이 지분을 킴벌리클라크 헝가리안홀딩스(KCHH)로 넘겼다.

이어서 2006년에는 더욱 절세효과를 높이기 위해 헝가리 법인 KCHH를 KCT에 합병해 KCT가 유한킴벌리 지분 70%를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이처럼 합병을 한 것은 한·헝가리 조세조약에서 5%의 배당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의결권 지분 25%를 초과하는 기업에 대해서만 혜택이 주어짐에 따라 KCHH의 유한킴벌리 지분이 23.6%에 불과해 절세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KCHH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23.6%에 대해서도 한·헝가리 조세조약에 따라 원천징수 최고 5%를 납부하게 돼 조세를 회피하게 됐다.

유한킴벌리 대주주 국적 변경 내역

결과적으로 킴벌리클라크측은 선진국에서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BEPS 수법을 이용해 한국에서 조세를 회피하게 된 셈이다.

그후 2006년 12월 한국과 캐나다 간 조세조약을 개정하면서 의결권 지분 25%를 보유할 경우 원천징수율이 5%로 줄어들어 2007년부터 헝가리 배당세율과 차이가 없게 됐다.

유한킴벌리 대주주의 국적 변경으로 국가 간 배당관련 세율 차이로 14년(2005년~2018년) 간 한국에서 309억원의 조세회피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유한킴벌리는 대주주 국적을 변경한 2005년 2164억원이라는 이 회사 역대 최고 배당을 했으며 당해 연도 조세회피액이 100억원에 이른다. 다국적기업의 BEPS 수법이 곧 국고손실로 이어진 셈이다. 

유한킴벌리 대주주 국적 변경 조세회피 내역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4년 동안 국적 변경된 대주주 지분 70%에 대한 배당총액이 무려 1조2022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나라 간 배당관련 세율 차이를 적용한 세수 차이가 30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KCT 지분 100% 소유한 영국 법인에 재배당률 93.8%

한편 헝가리의 KCT는 KCC그룹의 중간지주 회사 격인 영국의 KCHo가 KCT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헝가리로 건너간 배당금의 대부분이 영국 KCHo로 다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1월 1일 발효된 헝가리와 영국 간 조세조약에서 배당지급 법인의 의결권 주식 10% 이상 보유한 기업에게 배당할 경우 배당관련 세를 면제하도록 하는 혜택도 누리고 있다.

특히 헝가리가 해외에서 배당받은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비과세하는 과세특례제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KCT는 유한킴벌리부터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 법인세도 면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헝가리가 다국적기업의 BEPS 활용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KCC그룹은 이처럼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국제적인 정보를 활용해 치밀하게 조세회피를 해왔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국세청은 유한킴벌리 외국인 대주주의 국적 변경을 조세회피 행위로 판단하고 세율 차이에 대해 법인세 부과처분을 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원심을 깨고 유한킴벌리의 손을 들어줬다. 이은 2019년 6월 27일 대법원은 국세청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삼성세무서가 추징했던 법인세(배당관련 원천징수)를 돌려주게 됐다.

이 판결과 관련해 법조계로부터 선진국들이 BEPS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것과 역행하는 판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의 사법부가 해외자본의 조세회피를 돕고 있다는 것이다.

유한킴벌리는 이와 관련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국내 세법을 준수하여 원천징수를 하고 각 주주사에 배당소득을 지급하고 있다”며 법적인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회계업계와 세무업계 전문가들은 “법원의 판단이 석연치 않은 면이 있다”고 지적하며 “국내 소비자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기업의 대주주들은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내야할 세금을 적극적으로 회피했으며 이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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