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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대책 1년]①서울 집값 상승 줄었으나 거래 감소…"절반의 성공"

  • 보도 : 2019.09.09 06:36
  • 수정 : 2019.09.09 06:36

초강력 대출·다주택자 규제로 집값 상승 둔화…거래량도 급감
서울 아파트값 7월 이후 다시 상승 전환 '불씨'…고가·서민주택만 움직여

초강력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꼽힌 9·13대책이 이번주로 시행 1년을 맞는다.

9·13대책은 초강력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청약제도 강화, 3기 신도시 공급 등 세금·대출·공급 방안까지 망라되며 참여정부 시절의 '8·31대책'을 능가하는 규제의 '끝판왕'으로 여겨졌다.

이로 인해 지난 1년간 주택시장도 규제의 위력에 눌려 한동안 안정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이후 강남 재건축 급매물 소진으로 시작된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가격 회복세는 7∼8월 들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9.13대책 이전 수준으로 집값이 원상복귀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결국 지난달 규제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민간택지내 분양가 상한제 도입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오히려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시장 불안이 다시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13대책 후 서울 아파트값 안정, 거래도 급감했지만…

일단 9·13대책 발표 이후 1년 간 규제의 집중 타깃이 된 서울 집값은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8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9·13대책 발표 이후 올해 8월까지 서울 주택가격은 0.03%의 보합세를 보였고, 아파트값은 1.13% 하락했다.

대책 발표 전 1년 간 서울 주택가격이 6.69%, 서울 아파트값이 9.18% 오른 것에 비하면 9·13대책으로 인해 뜨겁게 달아오르던 서울 집값이 안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책 발표 전 1년간 10∼15%대의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던 강남권 아파트값은 대책 발표 이후 2∼3% 이상 하락하며 서울 집값 약세를 이끌었다.

민간 시세조사 업체인 부동산114 통계에선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4.42% 올라 감정원 조사와 차이를 보였으나 대책 발표 전 1년 상승률(21.38%)에 비해 오름폭이 상당히 둔화했다는 점에서 대책의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9·13대책은 그러나 주택거래 감소를 가져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지역 월평균 주택 매매거래량은 8천758가구로 9·13대책 이전 1년간 월평균 거래량(1만4천190가구)과 비교해 38.3% 감소했다.

9·13대책의 위력에 눌려 약세가 이어지던 서울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반전한 것은 올해 3월부터다.

지난 3월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생각에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화되기 시작했고, 점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감정원 조사 기준 작년 11월부터 32주 연속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7월부터 상승 전환해 10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9·13대책의 약발이 다 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자금이 결국 부동산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디플레이션(저물가) 우려, 화폐개혁(디노미네이션) 가능성 등으로 부동산과 같은 실물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체감 하락 효과 미미…효과 약해지자 '분양가 상한제' 칼 꺼내

정부는 9·13대책의 효과가 약화하고,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후분양을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해가려는 단지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결국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칼을 빼내들었다.

이로 인해 강남 재건축 단지는 다시 1억원 이상 하락한 급매물이 등장하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신축 아파트값이 불붙기 시작해 종전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98㎡는 올해 6월 24억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말에는 27억7천만원으로 4억원 가까이 급등했다.

151.31㎡도 작년 10월 35억5천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으나 올해 8월 초에는 37억5천만원으로 상승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치동 은마·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 재건축 단지는 급매물이 나왔다가 팔리면 다시 가격이 오르면서 체감 인하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분석 결과 9·13대책 이전 1년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평균은 6억6천603만원이었으나 9·13대책 이후 1년간은 7억5천814만원으로 되레 13.8% 상승했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강남(17.7%)·양천(18.4%)·송파(17.2%)·용산(26.0%)·동작구(16.3%) 등 인기지역은 9·13대책 이전에 비해 실거래가 상승폭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가격은 하방경직성이 있어 오를 때는 단기간에 급등하지만 떨어질 때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 아파트값이 초반 6개월간은 하락하다가 이후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서 실질적인 인하를 느끼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서울과 가까운 3기 신도시 공급 여파로 1, 2기 신도시 주택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일산 서구 아파트값은 9·13대책 발표 이후 3.15%, 일산동구는 2.69% 하락했고 하남시는 2.46%, 성남 분당구는 2.87%, 파주시는 4.14%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비해 지방 아파트값은 9·13대책 이후 3.33% 하락하는 등 약세가 지속됐다. 다만 대전 아파트값이 4.18% 오르는 등 일명 '대대광'으로 불리는 대구와 대전, 광주광역시 등은 대책 발표 이후에도 강세가 이어졌다.

◇대출 규제가 시장 갈랐다…고가, 중저가 아파트 시장으로 전환

9·13대책 이후 최근 서울 주택시장은 대출 규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여유층이나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에 공개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9·13대책 이전 1년 간 신고된 9만7천415건 가운데 9억원 초과 주택 거래 비중이 17.3%(1만6천847건)를 차지했으나 9·13대책 이후 1년 동안은 실거래가가 신고된 4만2천564건 가운데 9억원 초과 아파트 비중이 24.7%(1만511건)로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거래량을 줄었지만 9억원 초과 주택 거래는 늘어난 것이다.

구별로 9·13대책 전후 1년간 서울 아파트 구별 거래량을 비교해봐도 강서구·동작구 등이 전년 대비 67% 이상 감소한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금천구와 노원·도봉구,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송파·광진구 등은 등 거래량 감소가 50% 이하였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강남 고가 주택은 대출이 크게 필요치 않은 여유층이 매수하고, 저가 주택은 대출 규제가 덜한 무주택자가 매수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며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를 강남 재건축 단지와 인기지역 신축 단지, 실수요가 선호하는 역세권 대단지가 이끌고 있는 것도 이러한 영향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안정세가 이어졌다. 9·13대책으로 주택 매수를 포기한 대기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입주 물량이 뒷받침되면서 전셋값이 급등한 곳은 없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95%,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19% 각각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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