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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 : 2019.04.18 16:29
  • 수정 : 2019.04.22 08:59

공인회계사의 업무는 대략 3가지로 범주화된다. 회계감사(auditing), 세무(tax service), 경영컨설팅(managerial advisory service)이다.

이 중 회계감사업무는 그 대가를 지급하는 측은 피감사업체인 의뢰인이지만 그 효익은 자본시장의 투자자, 채권자 등 회계정보이용자(이하 “투자자 등”이라 한다)가 누린다.

회계감사를 받는 것이 의뢰인의 필요에 의하여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이라 한다) 때문에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외부감사를 받고자하는 기업이 있다면 회계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하여 기업의 가치를 올리고 싶다는 자발적 의욕이 있는 회사일 것이다.

회계감사시장은 세무나 경영컨설팅시장처럼 의뢰인의 자발적 동기에 의하여 수요가 생성되는 시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외부감사인에 의한 감사는 투자자 등이 그들이 활용할 회계정보의 신뢰성을 전문가가 인증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생겨난 수요이다.

그러므로 만약 전문가인 외부감사인 수준에서 기업이 생산한 잘못된 회계정보를 걸러내지 못한다면 이에 대한 피해는 온전히 투자자 등이고 더 크게 보면 사회의 몫이다. 우리는 회계감사 기능이 마비되어 사회가 큰 피해를 보는 사례를 국내외에서 종종 보아 왔다.

그렇다면 회계감사가 제 기능을 발휘하여 사회적비용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인가? 몇 가지 요인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감사인의 전문성, 독립성이 중요하다. 감사인의 전문성은 감사인을 선발하기 위한 엄격한 시험제도와 자격 획득 후 업계에서의 재교육과정 등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여기에 독립성은 회계감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외관상 독립성이 만족된다고 해도 정신적 독립성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그 감사결과는 공정하지 않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정신적 독립성이 유지되더라도 외관상 독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이 된다면 사회는 그 감사결과에 대하여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외관상 독립성을 전제로 한 정신적 독립성유지는 회계감사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강화된 감사제도의 주요내용인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의 도입도 결국은 감사인의 독립성제고를 위한 것이다.

1980년대까지 운영되던 지정제의 부분적 도입은 피감사업체 측에서 볼 때 자유수임제에서 누렸던 저렴한 수수료와 갑의 지위를 내어놓는다는 점에서 반길리가 없다. 외부감사제도를 운영하는 해외의 사례를 볼 때도 일반적인 제도는 아니다.

하지만 피감사업체가 반기지 않고, 해외의 운영사례와 다르고, 회계사업계의 유불리를 따지고 있는 것은 회계감사제도의 기능을 온전하게 기능하게 하기 위한 제도적 우월성을 가늠하는 척도는 될 수 없다.

회계감사제도의 존치이유는 투자자 등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 제도의 운용이 다르다는 점, 그 제도로 인하여 특정그룹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이 투자자 등의 보호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 판단기준은 아니다.

혹자(或者)는 선진국의 회계감사계약의 형태가 자유수임방식이고 자유수임방식이 감사인의 적격성이나 감사품질 측면에서 지정방식보다 우월하여 자유수임제가 일부 지정제로 복귀하는 것에 대하여 개악(改惡)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독립성, 감사인의 적격성, 감사품질이라는 측면에서 자유수임방식과 지정방식에 대하여 상대적인 우열을 가리는 것에 대하여 제한적인 합리성을 인정하지만 회계감사의 공익적인 성격을 고려할 때 독립성의 문제는 감사인의 적격성과 감사품질과 같은 차원에서 볼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독립성의 문제는 감사환경의 측면에서 공정감사의 기본전제가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독립성이 지켜지지 않는 환경에서 감사인의 적격성과 감사품질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독립성의 문제는 피감사기업이 놓여있는 사회적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회계감사업무에 대하여 적정한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피감사업체의 인식, 감사인은 감사업무에 대하여 피할수 없는 중요한 판단의 상황에서 그 누구에게도 영향받지 않는 자유심증으로 판단하겠다는 정신적 독립성의 견지, 회사내부의 견제장치가 내부통제제도의 바람직한 기능을 다한다면 지정제를 굳이 도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직한 감사환경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기 전에는 제도를 통한 감사환경조성이 필요하다. 감사계약이 감사수수료경쟁에서 결정되고 고액의 감사수수료 지급이 피감사업체의 부당한 요구와 연결되어 있다면 정상적인 감사라고 볼 수 없다. 

강화되는 회계감사제도가 향후 감사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많이 궁금해 한다. 약(藥)인지 독(毒)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제도의 도입으로 인하여 미래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완전하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번 회계감사제도의 변화는 자유수임제, 감사수수료 덤핑, 이로 인한 적절한 회계감사시간을 투입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나온 것이다.

어느 나라의 감사제도가 어떻고 자유수임제와 지정제의 일반적인 장단점을 논의하는 것은 우리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감사환경을 고려하여 판단할 일이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논리로만 판단할일은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주기적 지정제 도입과 표준감사시간의 도입을 주내용으로 하는 감사제도의 변화는 현재시점에서 판단하건데 분명히 약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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