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을 거듭하고 있는 일본의 평판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제팬 디스플레이(JDI)가 대만과 중국 컨소시엄의 손에 넘어갔다는 소식이다.
일본의 경제전문지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최근 JDI가 대만과 중국에 기반을 둔 회사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부터 5억3598만 달러(6090억 원)의 투자를 받아들이겠다는 최종 협상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후퇴를 거듭하고 있는 일본의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과 대만 기업들에게 팔려 넘어간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JDI가 발행한 전환사채 180억 엔(1827억 원)과 신주 420억 엔(4264억 원)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또한 컨소시엄은 JDI가 운영을 상화하기 위해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경우 향후 발행하는 전환사채 200억 엔(2030억 원)을 다시 인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번 컨소시엄은 대만의 터치패널 제조사인 TPK 홀딩스가 주도한 스와 인베스트먼트 홀딩스( Suwa Investment Holdings)로 새로 발행하는 주식 및 전환사채 매입 분을 합할 경우 JDI지분의 49.82%에 해당, 사실상 중국과 대만 기업들의 소유가 되었다.
스와의 지분은 TPK가 41.8%, 중국 기업 고스그로브 글로벌(Gosgrove Global)이 투자한 하베스트 테크 인베스트먼투 매니지먼트(Harvest Tech Investment Management)가 34.5%, 대만 푸봉 파이넨셜 홀딩이 보유한 탑노치(Topnotch)가 23.6%를 소유하게 된다.
한때 일본은 글로벌 LCD 패널 산업의 선두에 있었지만 한국과 대만,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운영효율과 위기대처 능력 및 생산규모면에서 경쟁에 밀리며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샤프가 대만 폭스콘에 매각된데 이어 2011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히타치, 도시바, 소니가 설립한 JDI까지 중국과 대만 기업들의 수중에 들어감으로써 일본은 글로벌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LTPS LCD 제조기술에 주력해 왔던 JDI는 2017년 세계 제 2위의 중소형 패널 공급업체가 됐으며 생산량의 50% 가량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었지만 최근 중국 평면 패널 제조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애플이 주력 모델에 OLED를 탑재함에 따라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조사회사들의 통계에 따르면 JDI가 출하한 LTPS 패널 중 애플의 휴대폰용 구매비중은 2016년 44.7%를 차지했으나 2017년에는 33.2%, 그리고 지난해에는 26.3%로 추락했고 올해에는 25.2%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 IHS마킷은 JDI의 핸드셋용 패널 출하 대수는 2018년 1억1900만대로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오는 9월 5.8인치 및 6.5인치 OLED모델 외에 6.1인치 LCD모델도 출시할 예정인 고나계로 여전히 JDI로부터의 구매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애플이 2020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5.42인치, 6.06인치 및 6.67인치 3개 모델 모두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경우 JDI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DI는 자동차용 또는 노트북용 패널을 공급하는 데는 소홀했고 OLED 패널의 시험생산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애플로부터의 주문을 받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TPK 컨소시엄이 몰락 직전인 JDI를 회생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