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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식 대우조선해양 해법은 '국민혈세 몰아주기'?

  • 보도 : 2019.02.07 09:20
  • 수정 : 2019.02.07 09:20

현대중공업, 현금 부담·경영권 프리미엄 없는 M&A 특혜 논란
삼성중공업은 들러리? 정부에 드러내고 반론 제기 못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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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대우조선해양, 금융감독원 제공

한국GM에 가성비 논리를 펴가며 8000여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이번에는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한 국민혈세를 현대중공업에 몰아주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설연휴가 시작되기 이틀전인 지난달 31일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위해 현물출자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넘기는 방안의 조건부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현금 지불 부담 없이 현물출자 방식으로 받게 됐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처분과 관련해 공론화 한번 제대로 거치지 않고 설 연휴 직전 MOU를 체결해 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을 빌미를 남겼다.   

현대중공업은 설 연휴를 앞두고 '커다란 선물'을 받은 반면 현대중공업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산업은행의 이같은 조치에 반발하고 나섰다.

■ 이동걸 회장 “대우조선 민영화 공적자금 회수목적 아니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의 민영화가 공적자금 회수 목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와 조선산업 정상화를 위해서 이 시점에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현물 출자 형태로 넘길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정확한 자금 규모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수조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어도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진 사람이 없다. 이제는 이렇게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의지 마저 찾아보기 힘들다.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가치는 상장사이기 때문에 주가 변동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밖에 없지만 지난달 31일 종가를 기준으로 3조9666억원 규모에 달한다. 주가 3만7000원에 주식수 1억720만5752주를 곱한 금액이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의 지분 55.72%(5973만8211주)는 2조2103억원 상당 규모다.

이 돈은 현물출자 형식으로 고스란히 현대중공업의 경영권 아래로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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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최근 1년여간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제공

■ 대우조선해양,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발표

대우조선해양은 이동걸 회장의 대우조선해양의 현물출자 발표에 맞춰 지난달 31일 제3자배정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신주발행가격은 3만5087원이며 발행주식수는 4275만0877주다.

유상증자는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한 주식 매각 등과 관련해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지주, 한국산업은행 사이에 체결된 기본합의서에 체결된 신주인수계약에 따라 진행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같은날 산업은행이 소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보통주 전부를 현대중공업에 현물출자하는 대신 현대중공업 신주를 지급 받는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증자를 행하며 현대중공업은 보유 현금 및 주주배정증자를 통해 확보한 증자대금으로 대우조선해양 제3자 배정 방식의 현금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명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대우조선해양 종가보다 더 싸게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대우조선해양 경영권도 넘겨 받게 됐다. 결과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조차 지불하지 않고도 수천억원 이상 이윤을 얻는 '꿩 먹고 알 먹고'식 거래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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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최근 1년여간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제공

■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 특혜 모면하기 위한 들러리?

산업은행이 지난달 31일 현물출자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넘긴다는 MOU를 맺었다고 밝히자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보란듯이 관련 공시를 쏟아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처분에 대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한채 설 연휴 이틀전 속전속결로 진행하겠다는 속내가 엿보이고 있다.

한편으로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에 대한 특혜를 의식한듯 삼성중공업을 끌어들이려는 흔적이 역력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현대중공업과 조건부 MOU는 최종 계약서가 아니다”면서 “조속하게 삼성중공업과 의사를 타진해보고 삼성중공업이 의사가 있다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중공업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삼성중공업과도 협의해야 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에 제시한 조건을 삼성중공업에 모두 제시하고 판단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판단하기 더 쉬워진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삼성생명의 보험금 미지급 논란 등으로 곤경에 놓여 있는 삼성그룹이 정부측을 대변하고 있는 산업은행에 드러내고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헌편으론 산업은행은 미리 각본을 짜놓고 삼성중공업을 끌어들여 현대중공업에 대한 특혜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 측은 즉각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MOU에 반발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경영이 어렵다며 구조조정을 했던 회사가 이제 와서 막대한 돈을 들여 대기업 인수에 나선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동종 사 인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한다”면서 “매각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불응하면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주가 모두 현물출자 방식 M&A(인수합병)를 밝힌 다음날인 2월 1일 급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일 전거래일은 1월 31일보다 8.65%(3200원) 하락한 3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 전거래일보다 7.58%(1만500원) 내린 12만8000원에 마감됐다.

M&A시에는 통상 피인수합병 기업의 주가가 오르고 합병기업의 주가가 내려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동시 주가하락에 대해 두 회사 간 합병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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