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권태오·이동욱·차기환 3명 추천···지만원은 빠져
민주당 "3명 모두 극우인사, 조사위 활동 방해 의도로 보여"
5.18 관련 단체 "자유한국당 진상조사위원 추천권 거부"
자유한국당이 14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에 권태오 전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처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와 차기환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5·18관련 단체는 일제히 한국당의 추천 3인에 대한 추천 철회와 추천권 반납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홍익표 수석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권태오, 이동욱, 차기환 등 3명을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으로 추천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 규명 및 사회통합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어 "추천위원의 면면을 보면 극우이념을 가진 자들로, 진실규명보다는 조사위 활동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5.18 영령 및 피해자분들을 모독하지 말아야 한다"며 "5.18 영령 및 피해자분들에게 즉각적인 사과, 추천 위원 철회 및 추천권 반납 등 공당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력 촉구했다.
국회 앞에서 농성중인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도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유한국당의 진상조사위원 추천권을 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당 추천 인사 중 일부가 비상식적인 가짜 뉴스를 퍼뜨리거나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헌신할 수 있는 인사를 선임해야한다"고 촉구했다.
5.18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는 1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이 5.18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 상임이사는 "우선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인사들의 전 이력을 놓고 봤을 때 전혀 합당하지 않다는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지금 40여 년 가까이 된 5.18 진상을 지금 밝히는 문제는 전두환·노태우 등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 광주시민을 무고하게 학살을 한 사건이고, 광주를 폭동의 도시로 몰아 이게 80년 내내 광주시민이 받았어야 될 들씌워진 굴레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상규명보다도 그렇지만 훨씬 더 많은 부분에서 왜곡과 조작이 국민들에게 각인되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반드시 5.18 진상규명은 이루어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상임이사는 한국당에 대해서도 "지난 9월에 시행령이 공포된 이후로 4개월이 지나도록 전혀 위원 추천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분노가 가득 찼던 것"이라며 "그래서 더 이상 늦출 수도 없어서 5월 어머님들이 먼저 국회에 방문해서 입장을 밝힌 것이고, 5.18 기념재단 이사장을 비롯해서 5월 단체 대표들이 국회 방문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려고 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들은 나 원내대표를 면담하진 못했다.
지만원씨가 추천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선 "지만원 씨는 현재 5.18에 대해서 명예 훼손, 폄훼한 사건 등으로 민사 소송에서 이미 배상 판결을 받은 상태"라며 "그리고 명예 훼손 관련해서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고 곧 구속될 사람"이라고 말해 추천 제외는 당연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조 상임이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이 지만원씨를 거론한 점에 대해선 "한국당 전부라고 보고 싶지는 않다"며 "지만원 씨를 거론한 일부 인사들, 도대체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대한민국의 어떤 정체성에 맞는 사고를 하는가. 그런 부분을 저는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격분했다.
그는 한국당에서 추천된 3인 관련해 '권태오는 군 경력과 박근혜 정부 때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하면서 사드 배치 관련 정당성 홍보한 점, 이동욱은 96년도에 전두환, 노태우 씨를 재판 진행 과정에서 검찰이 발표한 수사 내용에 대해 오보이자 과장이라며 5.18 진상 규명을 왜곡한 점, 차기환은 세월호 특조위 활동 때 세월호 진상 규명을 방해한 인물'이란 점을 들어 5.18 진상 규명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제정된 '5·18특별법'에 따라 5·18진상규명위원회가 9월부터 가동되게 되었으나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자유한국당 몫의 추천위원 3명이 확정되지 않아 위원회가 본격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가까스로 한국당 몫의 위원이 추천됐으나 해당 인사들의 과거 전력을 문제 삼은 야당과 5·18관련단체의 추천 반대에 부딪쳐 5·18진상규명위원회 본격 활동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등 난황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