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경. 16일 전 반부패방지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원의 '첩보 보고서' 명단 파일의 언론사 유출로 파장이 일고 있어 청와대가 곤혹해 하고 있다 (사진=조세일보)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방지비서관 산하 전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이 특감반원 시절 작성했다는 '첩보 보고서' 명단 파일을 <조선일보>에 유출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이번 정권의 미움을 받아 쫓겨난 희생양"이라며 "청와대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나를 감옥에 보내려고 하겠지만, 내가 해야 할 말은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검찰로 원대 복귀된 이유에 대해선 "발단은 우윤근 대사에 대한 비리 첩보 보고서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우 대사뿐만 아니라 여당 출신 고위 공직자, 공공 기관장 등에 대한 비리 보고서도 작성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우윤근 대사 의혹은 하나의 예시다. 내가 써서 윗선에 보고한 첩보 중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들이 우 대사건 이외에도 많다"며 "작년 특감반에서 작성해 이첩한 첩보 20건 중 18건이 내 단독 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런 것들이 많지만 밝히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수사관은 특감반원 시절 작성했던 '첩보 보고서' 명단 파일을 16일 <조선일보>에 보낸 것으로 이 언론은 전했다.
<조선일보>는 "전직 총리 아들의 개인사업 현황, 민간은행장과 관련된 동향 등 고위공직자 비리와는 관계없는 보고서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며 "특감반 감찰 대상이 아닌 순수 민간인들에 대한 동향과 첩보를 수집해 보고한 것"이라고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작년 '재활용 쓰레기 대란 사태'와 관련한 환경부 내부 동향 및 여론 청취, 청와대가 작년 추진했던 개헌과 관련한 부처 동향, 고용부의 삼성반도체 작업환경보고서 공개 여부 동향 등 정부 부처와 관련된 보고서도 있었다. 이런 부처 동향 수집은 특감반의 공식 업무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김 수사관은 앞서 14일 <조선일보>에 보낸 문건을 통해서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우윤근 건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였는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 수사관이 우윤근 대사 의혹을 제기한 14일 김 수사관을 '피의자'로 전환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김 수사관이 직위를 이용해 경찰에 지인의 수사사항에 영향을 주려 했다는 비위 혐의로 청와대에서 검찰로 원대복귀한 지 한 달만이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첩보 보고를 받은 반부패비서관은 국회사무총장이 특별감찰반에 의한 감찰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감찰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다만 당시 인사 대상으로 거론되던 우윤근 대사의 인사검증에 참고 하기 위해 첩보 내용을 민정수석에게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참고로 국회사무총장은 특별감찰 대상이 아닙니다. 특별감찰 대상은 관계법령에 '대통령이 임명하는 사람'으로 정해져 있다"며 "국회사무총장을 대상으로 특별감찰을 했다면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정수석은 그 첩보에 인사검증에 참조할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청와대 인사 관련 라인을 통해 당사자에게 내용을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후 인사 라인은 자체 조사결과 첩보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되어 인사절차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 김태우 수사관의 2017년 첩보 내용이라는 게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첩보가)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제기된 사안이었다"며 "그 가운데는 2015년 3월3일 한국일보의 기사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수사관이 1년도 더 전에 작성한 첩보 때문에 갑자기 돌려보냈다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만일 그의 말이 맞다면 2018년 11월이 아니라 2017년 8월 쫓아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종석 비서실장 운운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며 "이 사건은 민정수석실 자체적으로 종결한 거지 임 실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 대사와 변호인 등 관계자를 통하여 정확한 사실을 확인한 뒤에 보도해주길 바란다"며 "부디 보도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윤영찬 청와대 국문소통수석도 이날 문자 메시지를 통해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며 "곧 불순물은 가라앉을 것이고 진실은 명료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허위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의 법적 책임은 반드시 물을 것"이고 "비위행위자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쓰고 있는 일부 언론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