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표팀 경기를 해외서 대통령 직접 관전· 격려는 처음
문 대통령, 인판티노 피파회장 만나..."월드컵 남북공동 개최 현실화되고 있다" 말해
◆…23일(러 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월드컵 한국과 멕시코戰이 열리는 로스토프나도누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 우리 응원단과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SBS TV 방송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저녁 로스토프나도누 월드컵 경기장을 방문해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관전했다.
이번 경기는 한국이 속해 있는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로서 사실상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다. 한국은 지난 18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유럽의 강호 스웨덴에 1대 0으로 석패했다.
한국은 1954년 제5회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했으며, 아시아국가로는 최초로 1986년 제13회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했다.
문 대통령은 경기 종료 후 선수 락커룸을 찾아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과 코치진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신태용 감독 등 코치진을 포함하여 23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함께 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최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고 해외에서 열리는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를 대통령이 직접 관전하고 현장에서 선수단을 격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한국 대표팀의 4강 경기가 있는 일본 동경을 찾아 관전하고 선수들을 격려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모스크바 일정을 마친 후 오후 2시50분경(한국시간 8시 50분) 1호기 편으로 모스크바 브누쿠보 공항를 떠나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 공항에 4시20분경(한국시간 10시20분경) 도착한 후 바로 경기장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 전을 관중석에서 우리나라 응원단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관전했지만 아쉽게도 멕시코에 2:1로 졌다.
경기후 신태용 감독은 "계획했던 것은 다 했다. 다만 첫골을 PK로 내 주면서 경기가 어려워졌다"면서 "문 대통령님도 오셨는데 비록 경기에선 졌지만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멕시코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한골을 넣은 손흥민 선수는 " 경기에 져서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이 정신적인 부분을 회복해서 남은 경기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국민들께는 너무나도 죄송스럽다. 그러나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만 생각해 달라"고 울먹였다.
우리나라는 남은 독일전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면 다른 나라들의 경기결과에 따라서 실날같은 16강 진출을 기대해 볼 수 있겠으나 현재로서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한편 한-멕시코 월드컵 경기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타임에 문 대통령은 지아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인판티노 회장에게 "회장님을 처음 만나 월드컵 남북 공동 개최를 말했는데 그게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인판티노 회장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대통령님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이번 월드컵만 마칠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판티노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남북공동 개최를 말씀하신 게 불과 1년 전 입니다. 그때만 해도 실감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라며 "아주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모든 사람이 대통령님을 사랑합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밖의 사람, 피파 관련자 뿐만 아니라 축구와 무관한 사람도 대통령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님의 그 열성과 집요함,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가 힘을 발휘했습니다"면서 "한국에 곧 가겠습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