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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종 칼럼]

투명한 회계는 공무원 선호현상도 바꿀수 있다

  • 보도 : 2017.12.06 08:30
  • 수정 : 2017.12.06 08:30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7년 사회조사결과”를 보면, “청년들의 취업 1순위 선호도가 국가기관(25.4%)”으로, 이젠 공기업(19.9%)과 대기업(15.1%)도 모두 제쳤다. 창업(11.3%)이나 중소·벤처기업(6.6%)은 아주 낮은 순위인데, 평생수입과 직업안정성 측면에서 부모들의 삶의 모습을 관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선진국이나 한국의 기업역사로 보면, 중소기업·벤처기업 등을 창업하여 대기업으로 성공하는 것이 가장 큰 수익을 안겨주었지만, 요즘은 온라인으로 인한 사업양극화와,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선뜻 창업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작금의 한국현실에서 창업이 부진한 이유는 회계투명성 바닥수준과도 암묵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특정기업이나 산업의 선도기업이나 선배들이 정말 잘 나가면서 이익이 나는지, 손실인데도 이익으로 둔갑시켰는지 후배들은 잘 모른다. 물어봐도 대부분 “그저 그래”라고 말한다. 공시된 재무제표나 회계정보가 불분명하기도 하여, 각 창업자가 이길로 계속 갈지 다른 길로 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경우가 많다. 젊은 구직자의 부모들은, 자신의 사업현실과 업황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없어 불안속에 살았거나, 실제로도 망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자녀가 창업·사업한다고 하면 일단 말리고 보는 것이 우리나라 부모들의 현실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중국이나 초식남 국가였던 일본보다도 창업열기가 약하다고 한다.

자원도 별로 없고, 오로지 사람만 많은 나라에서 창업지향인보다 공무원지향인이 더 많다는 것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정말 암울한 현상이다. 물론 공무원은 민간부문의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종자돈도 만들어 공급연결하는 중심축 역할도 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동심원의 단단한 구심점 공무원 1명을 중심으로 둥근 원을 활기차게 뛰어도는 기업가 10명 이상과 소속근무자 100명 이상이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런데 현실은 반대로 공무원 선호가 25%, 창업선호는 11%의 역전현상이므로, 이런 상황은 반전되어야 한다.

한국 젊은이들이 과연 용기가 없어 그럴까? 사업이나 창업은 모험심과 용기만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 주변 상황을 잘 연구하여 끝까지 알아내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자세로 창업 사업의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 즉, 창업관련 자기여건 점검과 철저한 시장분석 등을 제대로 하면, 크게 실패하지 않을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막대한 투자자금을 날리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과거 실패에 발목잡히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한국에서 신규 창업자와 사업가의 실패위험이 높고, 재기하기 어려운 이유는, 고객 쌍방간 믿음부족으로 거래가 잘 성사되지 않고, 해당 산업분야 전체나 특정기업의 재무제표와 회계정보가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밖에 독립된 외부감사인이 작성하는 감사보고서 조차도 믿을 만하지 않은 경우도 꽤 있긴 하다. 감사보고서의 신뢰성이 없으면, 모든 이해관계자나 예비창업자가 각각 그 기업을 탐문해야 되고, 각자 정보탐색 시간과 비용이 중복으로 발생되면서도, 정보입수가 아예 불가능하거나 가까스로 입수된 정보도 완벽할 수도 없다. 많은 기업가가 은행차입연장과 추가대출을 위해 이익과 자산을 부풀리기도 하므로, 은행이나 투자자들도 감사보고서라는 유일한 신뢰전달수단을 불신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물적담보, 지급보증, 연대보증, 근저당, 동산담보 등 여러 물리적 수단을 동원하게 되는데, 이런 방식에서는 차입과 대출의 자금순환 거래성사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이 밖에 창업자들과 젊은 층의 회계지식도 높아져야 한다. 회계는 한국어나 영어처럼 일상생활 언어급의 소통수단으로 보아야 한다. 그래야 각자 창업할 분야의 기존 기업의 재무제표를 스스로 읽어낼 수 있고, 왜곡하여 작성된 재무제표라도 바로 잡아 속내를 읽어낼 수 있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패(百戰不敗)는 바로 회계투명성에 딱 어울리는 고사성어이다. 잘 알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뜻인데, “지피지기” 사자성어에서 알 수 있듯이 먼저 남을 잘 알아야 하고, 자기를 아는 것은 그 다음 순서이다. 남을 안다는 것이 창업에서는 시장조사를 뜻하고, 사업여건 분석을 위해 선참자의 경영실적과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재무제표 분석이 제일 중요하다.

따라서 어느 창업자나 자신의 기술능력, 사업열망, 자금력을 잘 알고, 영업시장과 마케팅상태를 파악하고 선참기업의 재무정보를 잘 읽어낼 줄 안다면, 어찌 쉽게 망하겠는가. 창업하여 성공한 기업가들은 대부분 치밀하게 준비하였고, 자신이나 타인의 실패로 부터도 배운 반면, 실패자들은 자기도 시장도 모르고, 회계도 경쟁자도 몰랐고, 이들로부터 배우지 못해 연전연패하는 것이다. 회계투명성부족은 안개 속을 걷는 암중모색(暗中摸索)과 같고, 어둠속에서 헤매다 결국은 대부분 실패하게 된다. 이래서 사업이 두려운 것이다. 준비된 창업은 망하지 않는다.

또한 시장과 상대방기업을 읽어내는 회계(會計)라는 언어를 스스로 배우지 못하고, 타인이나 제3자의 해석을 통하여 접했기 때문에 환상에 사로 잡히거나 왜곡됐을 수도 있다. 그래서 초·중·고·대학이나 예비창업자스쿨 또는 창업멘토들은 젊은 창업자들에게 제일 먼저 기업가의 필수 언어인 회계공부를 시켜야 한다. 공무원 시험이건 모든 전문직 자격사 시험 등에도 “회계” 과목을 “영어” 과목 다음 정도의 비중으로 구비할 것을 제안한다. 60대에 은퇴하면 누구나 한번은 창업시장에 도전해본다. 은퇴 후 독립에 대비해 미리 회계공부하면, 주식투자 등 평소에도 유용하게 써먹을 데가 많다고 한다.

안세회계법인
박윤종 대표

공인회계사
서울고,서울대 경영학과,서울대 경영학석사,국민대 회계정보학박사, 삼일회계법인, 안건회계법인 이사, 한국외대 국민대 경영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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