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당권 도전을 공식적으로 드러내자 지난 대선 이후 수그러들었던 '국민의당-바른정당'간 연대를 둘러싼 정계개편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아직까지 두 당의 연대론에 대해 시기상조로 판단하는 의견이 중론이다. 그러나 두 당이 지향하는 정책적 노선이 크게 다르지 않고 두 당이 연대나 통합을 하면 60석으로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중도 대안세력으로 급부상할 수 있는만큼 일말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지난 3일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문에 "정치적 그릇을 크게 하고 같이 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는 내용을 놓고 일각에선 바른정당 등과의 외연 확장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당사자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신중한 모습이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안에 따라서 (바른정당이)우리와 추구하는 방향이 맞다면 협조할 수 있고, 특히 정책적으로 우리 입장하고 맞는 부분이 있다면 같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정책적 연대 가능성만 시사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안 전 대표)본인이 아직 뭐라고 말한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연대는) 해석에 불과하다"면서도 "본인이 명시적인 제안을 하면 그때 저희들이 답을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유승민 의원은 국민의당과의 정책 연대에 대해 "국민의당과는 국가 안보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면서도 "안보에 대해 정책연대를 할 수 없다면 나머지 가능한 분야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 의원은 "양 당의 통합이나 그런 부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두 당은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쪽으로부터 통합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반등은 물론 이렇다할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어 향후 '새판짜기'를 놓고 물밑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야당끼리 (정책적)연대는 안 할 수 없다. 앞서 추경도 그렇고 아닌듯 아닌듯하면서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연대를 했다"며 "당장은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연대는 조심스럽지만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