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미쳐보기에 좋은 시간

 <여러분은 모두 돈 많이 버는 도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도(道)가 텄다는 말은 『무척 잘 한다』 『최고다』와 닿아 있습니다. 도라는 글자는 머리수가 근본이니 1등 한다, 가장 중요하다는 뜻과 통하는 것이지요.

『공부도사』 하면 공부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석에게 붙여지는 것을 알 것입니다. 여러분은 사람으로서의 도사가 된 다음 돈 많이 버는 도사가 되시라고 당부하는 것입니다.

항상 진,선,미,건,부 (眞,善,美,健,富)를 되새겨가며 그 녹에서 사실 수 있도록 하십시오. 추석 잘 보내시고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명리 숙제 10문제를 내겠습니다. 식초와 간장을 1병씩, 10만원씩이 든 봉투 1장씩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좋은 물, 식초, 간장, 고추장, 꿀 등은 오기(五氣)를 조화롭게 다스리는 가장 중요한 보물입니다. 미생물과 발효를 연구하며 여러가지 누룩으로 식초를 만들었으며, 검은콩 종류의 메주를 잘 띄워 간장을 만들었습니다. 다음에는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더운 동남아 지역의 고추와 쓴 열매로 만든 건강식품을 선물할 것입니다.>

회원들이 돌아가고 기강원엔 적막함이 엄습했다. 갑자기 조용해지니 멍청함과 쓸쓸함이 나를 피곤 속으로 몰아넣었다. 의자에 앉은 채로 잠이 들었다. 깨어났을 땐 침을 잔뜩 흘렸고 고개는 모로 꺽어져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주위는 어두워져 있었다. 커피를 한잔 내려 마실까? 하다가 양파식초와 꿀을 물에 탄 다음 마늘을 구워 생식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낮잠이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늦은, 달콤한 밤잠을 즐겼으니 오늘 밤은 늦게 잘 각오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어디 한번 미쳐볼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중학교 1학년때 배를 타고 소풍을 가면서 바다를 보고 내가 중얼거렸고 그 뒤로 『미친놈』이란 별명이 따라다녔었다. 햇살이 바다를 반사하여 튀어 오르면 반짝이는 것을 보고 『저걸 담아두었다가 쓰면 좋겠다』고 했다가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배럴당 10달러 안팎이었을 때 『유가 50달러 시대의 경영전략』 운운 했을때도 미친놈이 됐었고 얼마 전에는 은행이나 자동차가 필요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가 또 『미친놈』이 됐었다.

<그래, 지금의 분위기는 미쳐보기에 정말 좋은 것 같다.>

녹음기를 꺼내놓고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인구 3억명이상, 이중 2억명이상 해외 취업.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워싱턴, 뉴욕, 시카고, 애틀란타 등 미국 주요도시를 인구와 재력으로 점령한 다음 한국계 대통령 탄생. 물 좋고 공기 맑은 곳에 힐링센터 개설(세계 주요 인사들의 건강 관리를 통한 영향력 행사) 무료 유치원 전국 확대(도덕, 영어, 중국어, 수영, 달리기, 체조 등을 가르친 다음 호흡, 체질음식 먹기로 건강관리) 돈 잘 버는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 핵 폭탄을 무력화 시킬 무기 개발.>

한창 중얼 거리는 중에 핸드폰이 울려 방해를 했다. 오 사장이었다.
→ 55편에 계속
한정희 명리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