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출시예정인 아이폰8로 인해 메모리 칩 공급부족이 심화되면서 기타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메모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보도다.
로이터 통신은 산업계 소식통과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근거로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같은 거물급 기업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있지만 이들을 제외한 일부 전자기업의 경우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황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재고가 완전히 소진되지 않도록 이전에 비해 주문 시기를 단축하고 있다. LG전자는 “공급부족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조기 구매결정을 내렸으며 그 결과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칩 제조기술은 막대한 투자비용의 증가와 기술의 복잡성을 수반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이 수익률 개선을 위해 생산량을 축소함에 따라 칩 가격은 지난해 초에 비해 2~3배 이상 상승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급업체 관계자는 “몇몇 단말기 제조사들이 6개월 공급계약을 맺기 위해 기존에 월 또는 분기 단위로 지급한 것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메모리칩을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소식통은 “NAND(낸드) 플래시 시장의 심각성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며 “저장용량 증가와 함께 엄청난 판매물량으로 인해 심각한 시장 동요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재고부족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최근 출시한 주력 P10 모델에 보다 기술적 단계가 낮은 칩셋을 섞어 사용함으로써 커다란 성능차이를 발견한 소비자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애플이 소화하는 NAND 플래시는 생산되는 전체 물량의 18%에 이르고 9월 출시에 따른 재고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상반기부터 구매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에는 상반기부터 칩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코웬 앤 컴퍼니는 올해 1억대의 아이폰8을 판매할 것으로 예측하고 애플이 물량을 늘리려고 할수록 다른 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퓨전 월드와이드(Fusion Worldwide)의 토비 고너만(Tobey Gonnerman) 부사장은 “아이폰8의 공급부족으로 소비자와 소매점에 공급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공급 병목 현상 예방을 위해 몇 달 동안 필요한 부품은 물론 제품 재고를 확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조업체들도 고급 데이터 저장용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용량 NAND 생산을 위한 투자를 늘려왔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 또한 수개월내 새로운 고급 NAND 제품의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내년까지 의미 있는 공급량 증가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일부 단말기 제조사의 경우 재고 부족 한계에 대처하기 위해 메모리 용량을 줄이는 '디-스페싱(de-speccing)' 현상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IHS 애널리스트 월터 쿤 (Walter Coon)은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 여건이 어려워질 경우에 대비해 메모리 용량이 작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